대구시내버스 노사간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그 동안 거의 매년 인상돼 왔던 시내버스요금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경찰수사결과 원만한 임금 및 단체협상을 위해 노사간 수천여만원에 이르는 돈을 여행경비 및 떡값 명목으로 주고받았다는 사실에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첫째는 항상 적자타령만 하며 요금인상을 요구해 왔던 대구시내버스사업조합의 비도덕성에 놀랐고, 둘째는 금품수수가 협상 대가라는 점에서 그 동안 보여줬던 노사간 마라톤 협상과 파업이 요금인상을 위한 ‘계획된 쇼’가 아니었느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경찰수사 결과에 따르면 사업조합은 지난 2002년 10월 노조간부를 포함한 관계자 37명이 7박8일 일정으로 호주·뉴질랜드 여행을 가는데 공식·비공식적으로 무려 6천600만원의 거금을 지원했다.
이 중 비공식 지원에는 노조위원장 2천만원, 노사위원 6명에게 1인당 200만원씩 1천200만원에 이어 노조 사무실 여경리 2명에게까지도 각각 50만원씩 100만원을 지출했다.
이것도 모자라 사업조합은 별도로 지난 2001년부터 3년 동안 노조위원장에게 추석 및 설전 떡값 등 명목으로 1천700만원을 손에 쥐어 줬다.
이에 대해 사업조합 전 이사장은 금품을 제공한 것은 명시적인 청탁은 없었지만 매년 있는 노사협상에서 원만한 해결을 바란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매번 노사협상 때 마다 적자타령만 해 왔던 사업조합을 지켜 봐 왔던 시민들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또 협상과정에서 마치 원수처럼 싸우며 강한 마찰을 빚어왔던 노·사였기에 시민들은 이들의 뒷거래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다.
올해도 시내버스 노사는 파업을 거친 끝에 임금인상을 조건으로 타결을 본 뒤 대구시를 상대로 적자 명목으로 요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시는 요금인상을 위해 시내버스운송수익금에 대한 용역을 의뢰, 버스회사들이 평균 19%의 적자를 내고 있다는 결과에 따라 연내 버스요금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시내버스 노사의 검은 뒷거래가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만 더욱 악화시킨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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