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용어에 ‘플라시보효과(Placebo Effect)’란게 있다. 가짜약을 처방하더라도 ‘병이 나을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 주면 약효를 기대할수 있다는 것. 가령 어떤 사람이 불안해하고 있을때 밀가루를 신경안정제라 속여 먹게해 ‘안정효과’를 보는 일이 더러 있다.
이 플라시보효과는 정치에도 자주 활용된다. 사실 우민정책의 바탕은 플라시보효과에 두고 있다. 국민이 절 덜 깨어 있는 나라일수록 정부는 실속도 없고 실효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국민들에게 헛된 믿음을 심어주는 장미빛 정책을 남발한다.
국민을 우롱하는 ‘플라시보 정책’의 표본은 변덕이 죽 끓듯하는 교육정책이다.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대입제도 및 교육여건 개선 개혁안에 대한 교사 학부모들의 반응은 ‘또 바꾸나’였다. 장관이 바뀔때마다 교육정책이 뒤집히니 그를수 밖에 없다. 오죽하면 “교육부가 죽어야 교육이 산다”란 말이 나오겠나.
바뀐 장관마다 획기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발표한 새교육정책은 결과적으로 교사 학부모 학생들에게 혼란과 고통만 안겨주었다. 제도를 고칠때마다 ‘사교육비 부담 경감’을 내세워왔으나 오히려 늘어나게 하는 역효과만 가져왔다.
특히 대입제도의 변덕은 가히 세계사적이라 할만하다. 2002년부터 무시험으로 대학에 가게 되며, 공부 많이 하지 않더라도 한가지 특기만 있으면 대학생이 될 수 있게 하겠다는 ‘입시없는 대입’을 표방, 학교교육붕괴와 학력저하를 몰고온 ‘이해찬 1세대’의 후유증은 아직도 우리교육의 암초로 남아있다.
이런 판국에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교육개선안에 대해서도 국민의 중론은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우선 그 계획안대로 하려면 16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재원이 필요한데 그 어마어마한 돈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해 국민들은 그저 아득할 뿐이다.
현실성 없는 플라시보효과를 겨냥한 ‘당의정 정책’이란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 같다. 실현가능성도 없는 對국민 무마용 국면 전환용 ‘플라시보정책’에 이젠 국민은 더이상 속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하도 넌드리나게 당해봐서 ‘교육부 사망소식’이나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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