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와 악어새는 공생(共生)의 대표적 사례다. 악어새는 폭악한 악어의 이사이에 낀 음식찌꺼기를 쪼아먹고 살고, 악어는 이빨이 청소돼 ‘구강학적 이득’을 본다. 이처럼 두 생명체가 서로 이익을 주고받으며 ‘누이좋고 매부좋은’관계를 상리공생(相利共生)이라 한다.
인간사회에도 이같은 공생관계를 형성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패의 먹이사슬로 연결되는 ‘검은 커넥션’에서 그 실체가 들어나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를 자주본다. 그대표적 사례가 권력과 폭력의 공생커넥션이다. 이러한 ‘權-暴커넥션’은 특히 난세나 정권말기에 활개를 친다.
고려왕조가 기울어가던 무렵, 충혜왕은 폭력배들에게 ‘고신(告身)’이라는 신분증을 주고 임금 자신의 사조직으로 만들어 엽색의 앞잡이로 써먹었다. 세조가 조카 단종을 폐위시키고 왕위를 찬탈, 세상이 어수선할때 심복 홍윤성은 수십명의 폭력배를 앞세워 부를 축적했다. 심지어 자기집앞 개울에서 말을 씻긴다고 깡패를 시켜 양민을 현장서 때려죽였다.
구한말 국운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친일파들은 일본 야쿠자와 결탁, 명성황후 시해, 고종강제양위등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 자유당말기 이정제 임화수등 정치깡패에 의한 ‘깡패정치’는 이나라 헌정사의 얼룩으로 남아있다.
언젠가 大田에서 폭력조직수사를 맡고있던 부장검사와 부장판사 국회의원 등이 조폭두목들과 어울려 룸살롱서 술판을 벌였는데, 술자리시비가 조폭간의 칼부림으로 번져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적이 있다. 당시 국민들은 대전사건을 두고 ‘권-폭공생’관계의 빙산 일각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權-暴커넥션’이 상식처럼 되어 있었다고 할수 있다.
불의를 가려야할 판검사가 조폭두목과 수시로 어울려 술판을 벌이고 검은돈이 오고간 ‘힌국판 마피아’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금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이용호게이트’는 ‘權-暴커넥션’의 결정판같다. 고위층 친인척, 정치권, 검찰, 경찰, 국세청, 금감원실세등과 조폭두목이 ‘대추나무에 연줄 걸리듯’ 엉켜있다. 이러고도 나라가 유지되는 것은 착한 백성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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