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술에서는 예수그리스도가 마구간에서 태어난으로 그려져 있지만, 오리엔트나 미잔틴 미술에는 동굴에서 태어난 것으로 묘사돼 있다.
동굴에서 곰과 호랑이가 쑥과 마늘을 먹으며 인내하다가 호랑이는 실패하고 곰이 끝까지 견뎌 女性으로 태어나 檀君의 어머니가 된다.
동굴은 ‘바다를 거쳐 하늘로 가는 통로’로 표현되기도 한다. 신라때 영일 오어사에 살았던 惠空은 수시로 절간 우물속에 들어가 몇달씩 있었다고 ‘삼국유사’에 적혀 있다. 그러니 지하동굴(우물)은 이승과 저승, 땅과 하늘의 출입구.
神들중의 대장인 제우스는 프레타섬의 동굴에서 태어났고, 죽은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헤르메스신은 큐레네산 동굴에서 탄생났다고 그리스신화에 적혀 있다. 그래서 동굴은 ‘신들의 결혼과 출산의 장소’이며 생명의 근원이다.
19세기 프랑스 남부 피레네 산기슭 루르드마을 동굴에서 聖母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후 이 동굴속에서 흘러나오는 샘물이 신령스러운 효험을 나타내 무슨 병이든 이 샘물을 마시면 나았다. 지금 그 신성한 동굴위에 성당이 세워졌고 많은 사람들이 순례를 한다.
그런데 이 시대에 와서는 ‘신비의 동굴’이‘전쟁터 동굴’로 변해버렸다. 지난날에는 하늘에서, 바다에서, 땅위에서 전쟁을 했지만 지금은 ‘땅속 전쟁’시대다. 아프간의 탈레반이 형편 없는 무기를 가지고도 미국의 첨단무기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침략자의 무덤, 지하동굴의 힘’ 덕분이다.
아프간의 최대 요충지는 파키스탄 국경지대에 있는 차와르 산악지대인데, 이곳에 41개의 산악동굴이 있다고 한다. 그 속에는 전기 수도시설이 돼 있고, 병원, 사원, 빵공장, 도서관까지 갖춰져 있다. 암벽 6m를 뚫고들어가 폭발하는 ‘벙커파괴탄’을 미군이 마구 쏟아부어도 이 지하요세는 꿈쩍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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