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은 한국축구에 있어 경천동지(驚天動地)의 해였다. 미니월드컵인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남북한 단일팀으로 출전한 ‘코리아’팀이 브라질과 쌍벽을 이루는 아르헨티나팀을 격파한 리스본의 승전보는 온국민을 흥분케했다.
한국팀을 ‘언더독(under Dog=약체)’으로 지목했던 세계축구전문가들의 코를 납작하게 한 쾌거였다. 역시 ‘공은 둥글다’는 명언이 적중한 이변중의 이변이었다. 이보다 앞서 83년 멕시코대회서도 ‘붉은 악마’로 불리운 한국팀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했다. 8강이 겨루는 준준결승서 남미의 강호 우르과이를 꺾어 온국민을 열광시켰다.
1대1스코어로 연장전까지 갔으나 전반전은 득점없이 끝났다. 후반종료 1분전 한국청소년축구가 세계 4강의 금자탑을 세우는 기적이 일어났다. 김종부가 크로스패스한 볼을 신연호가 콜에어리어 우측서 강슛, 우르과이선수의 발을 맞고 골인된 것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도 ‘리스본의 기적과 이변’이 일으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제 한국팀의 월드컵주사위는 던져졌다. 본선대진표가 확정됐다. 우리는 포르투칼 폴란드 미국과 한 조로 각축을 벌이게돼 1승과 16강진출이 어려운 상황.
한국이 16강에 오르기위해선 조에서 2위안에 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1승2무이상이 돼야한다. 1승1무1패땐 골득실만 좋으면 2위에 오를 희망이 있다. 한국이 1승을 올리는데는 미국이 그중 만만하다. 지난번 서귀포서 열린 양국경기서 한국이 미국을 1대0으로 제압, 월드컵 16강의 청신호가 되었다. 포루투칼과 같은조가 된 것은 한국으로선 악몽이다. ‘유럽의 브라질’로 불리울만큼 포루투칼팀은 FIFA 랭킹 4위의 최강팀이다.
한국과 맨먼저 맞붙게될 폴란드는 월드컵서 2번이나 3위를 차지한 유럽의 강자. 한국팀은 이들 두팀과는 어떻하든 이기거나 최소한 비겨야한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주최국과 겨룰땐 제대로 실력을 발휘 못하마련이이다. 경기를 압도하는 뜨거운 함성이 있기 때문이다. ‘열정과 벽’이라는 뜻을 가진 2002년 월드컵 공인구‘피퍼노바(Fever nova)’가 과연 한국팀에 16강의 미소를 보낼 것인지 벌써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