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0년 산업혁명은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가혹했다. 손으로 양말을 짜던 수공업 노동자들은 직물기계가 나타나면서 실업자로 떨어졌다. 수십명이 하던 일을 한 두명이 기계로 해버리니, 실업자가 대량 쏟아져나왔고, 절망에 빠진 노동자들은 비밀결사를 조직해 도시게릴라가 됐다. 공장주를 협박하고 기계를 파괴하고, 결국 유혈극이 벌어지고, 주동자들은 투옥되고 교수형을 당했다.
20세기 말에도 ‘기계·기술 파괴운동’이 나타난다. 기술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 존재 자체가 위협받는 지경이 될 것이라 했다. ‘카진스키’가 그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17세에 하버드대학에 입학해 남보다 먼저 졸업해버린 천재였다. 그는 대학교수 자리를 내던져버리고 숨어 살면서 폭탄테러로 악명을 떨쳤는데, 17년간이나 잡히지 않고 대학과 항공사에 폭탄을 던져 사람도 숱하게 죽였다.
그는 체포되기 직전인 1995년 ‘인간에 주는 경고문’을 발표했다.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인간은 기계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인간성 말살을 막으려면 모든 기술을 완전히 파괴하고 원시시대와 같은 자연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신 차리자”는 운동이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모택동이 중화인민공화국을 건설할 무렵부터 孔子님은 천덕구리 취급을 받았고, 1966년부터 10년간 벌어졌던 ‘문화대혁명’기간에는 ‘봉건 잔재의 대표적 상징’으로 매도되면서 ‘구린내 나는 최하천민’이 됐던 공자 맹자였다.
그런데 지금 중국에서는 유교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사회주의 건국 이후 ‘가정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경제성장과 함께 서양의 性개방풍조가 밀어닥치면서 중국의 역사적 전통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으니, 이를 막기 위해서는 大同과 평화의 정신을 가르친 孔子를 되살려 “공자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면서, 중국정부는 공자의 탄생지인 산동성 곡부에서 탄신 2555주년을 기리는 제사를 근사하게 올렸다.
富도 좋고, 기술도 좋고, 편리도 좋지만, 인간정신이 돌아버리고 맛이 간다면, 그것은 결코 ‘인간의 행복’이 아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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