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 오 헨리의 단편소설 중에 ‘감옥에 가기 위해’ 고의로 범죄행각을 벌이는 청년이 있다. 취직은 안되고, 먹고살 길은 막막한데, 감옥에 가면 의식주가 해결되고, 바닷속 감옥은 여름에 시원하니, 거기를 가야 살겠다는 것. 그러나 그의 범죄행위는 좀처럼 죄로 ‘인정’받지 못한다. 빵을 훔치면,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하고 용서해주고, 경찰관을 두들겨패면, “오늘은 크리스마스니까”라며 놓아준다.
청년은 절망감에 빠져 있다가 문득 어느집 유리창문을 들여다본다. 가족들이 모여 크리스마스파티를 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아, 나도 저런 가정을 꾸려가야지, 감옥이 웬말이냐” 작심을 한다. 그때 경찰관이 나타나 그를 체포한다. 남의 집을 기웃거리는 것은 절도 의도가 있다 해서 ‘절도 미수죄’로 잡아간 것이다.
베트남 조직폭력배들이 최근 희한한 ‘홍콩행 관광상품’을 개발, 판매를 하고 있다. 이 관광상품은 ‘정식 관광’이 아니고 ‘밀입국 범죄관광’이다. 권총과 칼 등 무기를 소지하고 불법입국하는 것이다. 이 ‘고의 범죄 투어’를 감행하는 비용으로 1500홍콩달러(22만5천원)를 조폭에 주어야한다. 베트남 청년들이 막대한 수수료를 내고 이 투어에 끼어드는 것은 ‘본전 빼고도 4배가 넘는 수입’이 보장되기때문이다.
홍콩지방법원은 ‘흉기 소지 불법입국자’에 대해 20개월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는데, 홍콩감옥에 들어가면, 하루 세끼가 해결되고, 매달 400홍콩달러(6만원)의 복역수당을 받고, 무료로 각종 질병도 치료받을 수 있다. 베트남에서는 죽도록 일해도 한 달에 1만5천원밖에 못버는데, 20개월만 홍콩감옥에서 복역했다 하면, 밀입국 비용을 빼고도 690홍콩달러가 떨어진다.
법원에 잡혀온 베트남 청년들은 “되도록 감옥살이 오래 할 수 있게 선처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한다. 권총 칼 등을 소지하는 것도 ‘죄질을 최대한 나쁘게’하기 위한 조치다.
남의 이야기 할 것도 없다. 벌금형 받은 사람들이 낼 돈이 없어 구치소 노역으로 때우기를 원하고, 노골적으로 거기서 숙식을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구치소가 구제소 구실을 하는 경제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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