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는 2400년 전 그리스에서 활동한 명의였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醫業을 이어왔는데, 당시에는 의술을 남에게 가르쳐주지 않았다. 한방의 秘方(비방)과 같았다. 그러나 히포크라테스는 그 의술을 공개해서 醫生을 길러낸 최초의 사람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의술을 배우려고 찾아왔고, 이에 그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만들어서 의술을 악용하지 않고 유익하게 활용토록했다.
“이에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음에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로 시작해서 “나는 내 능력과 판단에 따라 환자에게 도움이 될 치료를 해주며, 절대로 해치거나 옳지 않은 일을 행하지 않을 것이다”란 내용도 있다. 이 선서 밑에서 의사들은 귀족과 노예를 가림 없이 모든 환자를 차별 없이 치료했다. 히포크라테스학파의 강령도 “돈이 없는 낯선 사람을 치료할 기회가 생긴다면 할 수 있는 모든 배려를 해야한다.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있는 곳에 의술에 대한 사랑도 있기때문이다”였다.
히포크라테스는 그리스 각지를 떠돌아다니며 진료활동을 했는데, 당시에는 呪術(주술) 비슷한 눈속임으로 환자들을 농락하는 돌팔이가 들끓었고, 그는 이들을 맹렬히 비난하면서 ‘제대로 된 의사’를 길러내기 위해 의술을 가르치고 ‘선서’를 지어 맹세토록한 것이다.
古代시절에는 흔히 질병을 신의 저주로 생각했다. 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 시골지역에서는 감기를 ‘客鬼(객귀)들렸다’고 생각하고 ‘객귀 물림’을 했다. 고대 그리스에도 그런 주술이 성행했지만, 히포크라테스는 질병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선각자였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이다. 그런데 애초의 말은 “인생은 짧고 의술은 길다”였다. 영어로 번역하면서 그리스어 ‘테크네’를 art로 바꾸는 통에 ‘변질’됐다.
오늘날 변질된 것이 이 말만은 아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 잘 지키는 의사 치고 문 안닫는 의사 없다”란 自嘲(자조)의 소리가 나올만큼 지금의 의료계에는 찬바람이 분다. 가짜교통사고환자라도 만들어서 적자를 메우는 일도 있다. 무리한 의약분업이 의학 수준을 ‘사회주의 국가 수준’으로 떨어트린다는 걱정의 소리가 높다. ‘仁術’보다 ‘영업’이 앞설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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