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家란 속세와 인연을 끊고 佛門에 드는 것을 말한다. 생로병사의 業에서 벗어나 영원한 자유를 얻기 위해 山門을 두드리는 것. 出家와 家出의 차이는 ‘목적’의 차이라 한다. 가출은 집을 나가는게 목적이고, 출가는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 그러므로 출가는 가족을 버린다는 뜻보다도 가정에 얽매이는 한계를 극복한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화려한 前職’때문에 출가의 사연이 화제가 돼 잔잔한 감동을 준 경우가 더러 있다. 조계종 초대종정으로 한국불교에 큰 족적을 남긴 효봉스님의 출가는 자주 인용된다. 본명이 이찬형인 효봉은 어려서부터 신동으로 불렸다. 평양고보를 나와 와세다대학 법대에 다녔다. 26세에 고등문관시험에 합격한 그는 귀국 후 36세가 될 때까지 10년간 법관생활을 했다. 판사 10년째 되던 해, 한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이 오판으로 밝혀지자 그는 괴로워하다가 법복을 벗고 새 삶을 찾아나섰다.
집을 나온 그는 어깨에 엿판을 메고 엿장수로 전국을 떠돌다가 금강산 보운암의 석두스님의 제자로 들어가 38세에 머리를 깎고 계를 받아 늦깍이 스님이 되었다.
지난해에는 신문사 편집국장 국회의원 문공부 차관 KBS사장 대학총장을 지낸 박현태씨가 칠순의 나이에 출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출가수행의 길은 너무나 혹독해 여간한 각오와 결심이 아니면 중도포기하기 십상이라 한다. 매일 새벽 3시30분부터 밤 9시 잠자리에 들때까지 예불과 교육 運力(노동)에 1000배씩 해야한다. 이 고된 과정을 못견뎌 대부분의 후보생들이 중간에 산문을 떠난다.
해인사 포교국장 현진스님에 따르면, 한 달 평균 10명 정도의 行者가 해인사를 찾지만 대부분은 일주일도 넘기지 못하고 下山한다는 것이다.
경제는 풀릴 기미가 없고, 집권층은 ‘낙관론’이나 펴면서 ‘뒤로 가는 정책’이나 내놓고, 정치권은 편가르기 패싸움이나 하고, 국민의 고통지수는 최고조에 달해 희망을 버린 국민들이 많아지면서, 승려가 되겠다는 출가자가 IMF때보다 늘었다고 한다. 이 아귀다툼의 苦海를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 어디 한 둘이겠는가. 修行하듯 삶의 고통을 이겨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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