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현기자

신임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첫 인사를 두고 말이 많다.

그는 3일자로 비서실장(4급)에 이재웅 구미시 행정지원국장을, 6급 직원에 역시 구미시 비서실에 근무했던 박성도 씨를 파견형식으로 인사발령을 했다. 그리고 수행비서와 기능직 여비서도 모두 구미시장 시절 비서실에 근무했던 요원들로 채웠다.

경북도의 인사가 보도자료도 없이 ‘비공개’로 ‘은밀히’ 진행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처럼 비서실 요원들을 특정 지역 인사들로 모두 채웠다는 것과 은밀히 인사를 했다는 두 가지 점에서 첫 인사의 모양새가 깔끔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이것만 본다면 김 지사는 도지사에 취임한 것이 아니라 도청을 접수한 형식이 돼버렸다.

과거 행정부지사와 정무부지사들이 자신의 고향 출신 부하직원들을 비서실에 근무토록 하면서 뒷말이 나온 적이 많았다. 이같은 관행이 최근에야 겨우 없어지면서 ‘공정인사’의 분위기가 굳어지려는 찰나 김 지사의 이번 첫 인사는 이같은 기대를 한 순간에 무너뜨리고 말았다.

이처럼 생소한 인사스타일에 도청 직원들이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도청에서는 벌써부터 “학연, 지연, 혈연 인사 시작” “구미 출신 아니면 다음 지사까지 바짝 엎드려라”는 등의 자조적인 말이 나오고 있다.

김 지사가 취임 전 내놓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 구상으로 도청의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이뤄진 이번 비서실 인사는 도청 직원, 도청의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배어 있다. 그래서 도청 직원들은 지금 충격 속에 빠져있다. 김 지사가 어떻게 도청 직원들의 마음을 다잡아 힘찬 출발을 할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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