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청 "제 식구 감싸기 안해"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월 15일 오전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대구지방경찰청 기동중대 의무경찰 인권침해 사건조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속보=의무경찰들에게 가혹 행위를 한 의혹을 받는 대구지방경찰청 기동1중대 1부소대장(본보 2월 16일 6면 등)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게 됐다. 단순한 징계로는 형사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대구경찰청 수사과 관계자는 “2월 16일 대기발령 조치 된 기동1중대장 김모 경감과 1부소대장 류모 경사 중 가혹 행위 정도가 심한 류 경사에 대해서는 청문감사담당관실에서 2월 23일 형사적 처벌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직무고발을 했고,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인권센터와 인권연대는 2월 15일 중대장과 부소대장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의무경찰 10여 명에 대해 모욕, 폭언, 폭행, 직권남용, 직무유기, 진료권 침해, 협박, 신고 방해 등의 인권침해를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중대장 김 경감은 지난해 3월 한쪽 이마에 있는 큰 점이 콤플렉스인 한 대원의 이마에 검은색 펜으로 점을 그린 뒤 놀리면서 사진을 찍었고, 수시로 대원들이 병원 외출을 가려 할 때 눈치를 주거나 환자 위주로 불침번과 당직을 서게 했다. 폭언과 모욕을 했다는 신고도 있었다.

부소대장 류 경사는 수시로 대원들의 가슴을 피멍이 들 정도로 꼬집는 등 가혹 행위를 하고 자신의 개인 빨래를 시켰고, 당직 근무 시간에 부대원 회식 등의 명목으로 수차례 술을 마시거나 술에 취한 채 대원들을 집합시키거나 주정을 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해 9월 한 전역자가 전역 직후 중대장과 부소대장을 신고해 대구경찰청 복무점검팀의 복무점검이 올해 1월까지 세 차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복무 중인 피해를 주장하는 대원 10여 명에 대한 신고 만류와 협박 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간사는 “2월 15일 경찰청에 중대장과 부소대장 징계요구서를 제출한 이후 대구경찰청이 우려와 달리 제 식구 감싸기를 하지 않고 수사에까지 돌입한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감찰 결과나 수사 결과도 끝까지 모니터링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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