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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탐지기와 정황 증거로 살인혐의 입증 가능할까

시사기획 - '상주 농약 사이다' 미리 보는 법정공방

김성대 기자 sdkim@kyongbuk.com 등록일 2015년08월12일 21시53분  
속보=상주시 농약 사이다 사건과 관련해 검찰과 피의자측이 펼칠 향후 법정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지검 상주지청은 오는 15일까지 피의자 박 할머니를 구속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현재 공소유지를 위한 증거 확보에 막바지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박 할머니의 가족과 변호인측은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무죄 변론을 펼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음은 검찰과 변호인측이 주장하는 주요 쟁점에 따른 법적 공방을 사건 일지를 통해 미리 살펴본다.



◇검찰측 주장

피의자는 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하거나 여러번 진술을 번복했는데 거짓말탐지기 검사와 행동 심리분석 조사에서 허위 진술이 명백히 드러났다.

피의자는 사건 당일인 지난달 14일 오후 1시 9분에 집에서 나온 뒤 13일 화투를 치다가 다툰 A할머니의 집과 3년전 농지 임대료 문제로 다툰 B할머니 집을 살펴본(CCTV)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박 할머니는 오전 11∼11시30분께 집에서 나와 A할머니 집에서 놀다가 오후 2시께 마을회관으로 갔다고 허위 진술했다.

사이다에 살충제를 섞어 넣는데 사용한 드링크제 병 하나가 박 할머니 집에서 발견됐고 이후 농약성분은 없지만 유효기간이 같은 드링크제 9병이 발견됐다.

이는 박카스 1박스가 모두 10병으로 구성된 점으로 미뤄 피의자가 소유하고 있던 것이 확실하다.

피의자의 상의와 바지 주머니, 밑단, 전동스쿠터 손잡이, 바구니, 지팡이 등에 살충제 성분이 광범위하게 검출됐다.

범인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여러곳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올수가 없다.

119구급대 블랙박스 영상에 나타난 박 할머니의 행동이 몹시 수상하다.

살충제 사이다를 마시고 마을회관 밖으로 뛰쳐나온 신모 할머니를 따라 나왔다가 다시 마을회관으로 들어가 무려 55분간 가만히 있었다는 점은 상식밖의 행동으로 범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범행 동기와 농약 투입 시기, 고독성 살충제 구입 경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과 드링크제 병, 사이다 페트병, 살충제 병 등에서 피의자 지문을 확보하진 못했지만 다른 많은 증거들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공소유지에는 문제가 없다.



◇변호인측 주장

검찰은 정황적 증거만 확보하고 직접 증거는 확보치 못한 만큼 이를 최대한 효율적인 방패로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박 할머니가 70년 가까이 한 마을에서 친구처럼 지내온 할머니들을 살해할 동기가 없다.

일부 주민들과 농지 임대료 때문에 싸웠다고 하지만 이는 3∼4년전 일이고 10원짜리 화투를 치면서 싸움을 했다는 것 역시 살해 동기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벼농사를 지은지 20년이 넘었기 때문에 살충제를 구입할 필요가 없고 실제 구입한 사실도 없다.

여기에다 마을회관에 미리 가서 살충제를 넣었다는 점을 밝혀줄 목격자나 증거 등이 전혀 없다.

고령의 노인이 정확한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다반사인데다 박 할머니는 사고 당시 정신적 충격까지 더해 매우 혼란해져 있었던 만큼 검찰이 박 할머니에게 제대로 된 기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옷과 스쿠터 등에 묻은 농약성분은 사건 당일 파출소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난 뒤 마을회관에 돌아와 전동 스쿠터를 운전하는 과정에서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즉 진범이 스쿠터 손잡이에 살충제를 묻혀 놓았다는 가정하에 박 할머니가 휴대전화와 방, 스쿠터 열쇠 등이 든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을 경우 살충제 성분이 여러곳에서 검출될 수 있다.

사용된 드링크제 병을 포함하면 10병이 아니라 모두 11병이다.

뚜껑을 따지 않은 4병과 쓰레기통에 든 3병, 수사경찰관이 마신 2병, 박 할머니의 장남이 갖고 있던 1병, 범행에 사용된 1병 등을 합치면 모두 11병이 된다.

따라서 범행에 사용된 드링크제 병이 비록 유효기간이 같더라도 누군가가 다른 곳에서 가져다 놓은 것이다. 신 할머니를 뒤따라 나가 휴지로 거품을 닦아준 뒤 마을회관 안으로 들어온 뒤 다른 할머니들 거품을 닦아주면서 동네 사람들이 곧 올 것이라고 생각해 마냥 기다렸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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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대 기자

    • 김성대 기자
  • 상주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