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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헝가리 국민오페라 ‘반크 반’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헝가리 국민오페라 ‘반크 반’
  •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 승인 2019년 01월 22일 17시 4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1월 23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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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예술본부장.jpg
▲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지난 1월 17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헝가리 국민오페라 에르켈의 ‘반크 반’이 콘체르탄테(음악 중심의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대한민국과 헝가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은 (재)대구오페라하우스와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오페라극장이 함께 준비한 것이었다. 2년 전부터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주한 헝가리 대사관과 헝가리 주재 대한민국 문화원, 그리고 헝가리 국립오페라 극장에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린 결과 성사된 공연이기도 했다. 이후에는 4월 11일 헝가리의 대표 축제인 ‘스프링 페스티벌’ 때 부다페스트의 에르켈 극장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창작오페라 ‘능소화 하늘꽃’이 초청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냉전 시대 공산권 국가였던 헝가리는 냉전이 끝난 1989년에 공산권 국가 중 처음으로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었다. 이번 공연을 위해 대구를 방문한 주한 헝가리대사 초머 모세씨를 통해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헝가리와 대한민국의 최초 만남이 30여 년 전이 아니라 청·일전쟁 2년 전인 1892년에 이미 이루어졌었다는 것이었다. 이후 일제 강점기를 지나 냉전을 거치면서 많은 세월을 돌아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지만 사실 헝가리는 유럽에서 유일한 아시아 혈통의 민족으로 아시아인들처럼 아기 때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있다는 말을 전하며 대한민국과 아주 가까운 나라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번 공연 ‘반크 반’의 작곡가인 에르켈은 같은 국적의 작곡가 리스트 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19세기 헝가리 오페라의 아버지라고 불리며, 헝가리 국가를 작곡한 인물이기도 하다. 2012년 헝가리 한국 문화원은 안익태 선생의 흉상을 부다페스트 시민공원에 설치하였는데 이는 대한민국 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이 젊은 시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2년 정도 공부하신 것을 기념한 것이었다. 이에 양국의 국민 작곡가이자 국가를 작곡한 두 작곡가를 기리고 양국의 우호 증진을 위하여 1월 17일 공연 시작 전에 양국의 국가를 차례로 연주 하였다. 그 순간 약속이라도 한 듯 모든 관객이 기립하여 경의를 표하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주인공 ‘반크 반’의 아리아 중 <나의 조국>이라는 곡에 나오는 노랫말 중에 ‘나의 조국은 나의 모든 것! 우리의 조국만이 심판자가 될 수 있다.’라는 문구가 가슴을 울렸다. 임시정부 수립 및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며 앞서 간 위대한 선조들의 패기와 희생으로 이 나라 이 조국이 유지될 수 있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자랑스럽고 감사한 마음을 되새겨 본다. 아울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과 피땀으로 이루어 낸 오늘의 발전을 대대손손 이어가서 미래 통일 조국에서 다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지게 하는 공연이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 17년 동안 많은 외국 단체들과 국제 교류를 위한 공연들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35명 이상의 연주자와 정치인들이 함께하는 대규모 국제 교류 공연은 처음이었다. 공연단들은 2주가량 대구에 머물며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지역의 명소들을 찾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이처럼 오랜 기간 한국을 몸소 느끼고 한국인들과 깊이 있는 대화들을 나눌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공공극장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문화 외교 사절단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들을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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