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미형 일자리 모델, 노사입장 듣다
[인터뷰] 구미형 일자리 모델, 노사입장 듣다
  • 박용기 기자
  • 승인 2019년 03월 31일 21시 56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4월 01일 월요일
  •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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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의 한국노총 구미지부 의장·장영호 경북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적정임금·적정 노동시간으로 구미형 일자리 성공시켜야"
경북경영자총협회 장영호 상임부회장
지난 3월 22일 경북일보 주관 ‘상생형 지역 일자리 창출방안-구미형 모델 가능한가’ 특강에서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구미형 일자리 성공 요인으로 구미 시민과 정치권의 간절함과 함께 ‘광주형 일자리’가 만들어 놓은 상생형 지역 일자리 창출 4대 원칙인 적정임금과 적정 노동시간, 노사책임제, 원하청 관계개선을 꼽았다.

이어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은 과거 중앙정부가 정책을 기획 및 설계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집행하는 하향식이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일자리 사업 기획을 주도하고 중앙은 평가, 지원하는 상향식으로 전환됐다”며“구미형 일자리 모델이 지름길로 가기 위해서는 노사민정, 구미에 있는 노동계·경영계·구미시·시민단체 모두의 마음이 하나가 돼 의기투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의 한국노총 구미지부 의장
구미 노동계를 대표하는 김동의 한국노총 구미지부 의장과 사용자단체를 대표하는 장영호 경북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에게 ‘구미형 일자리 모델’에 대해 들어봤다.

△구미형 일자리로 추진해야 할 산업과 방향은.

-김동의 의장 = 미래가 열리는 장기적인 일자리를 가지고 와야 한다. 단순히 1년, 2년하고 멈추는 그런 산업은 안 하는 것이 좋고 그렇게 되면 참여 하지 않겠다.

정말 앞으로 구미 시민들이 이곳에서 먹고 살 수 있는 미래사업을 해야 한다.

특히 정치권의 단순한 임시 때우기, 보여주기식 기업 유치에 반대한다.

구미형 일자리로 거론되는 전기 자동차 배터리 산업이 미래산업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해당 기업이 구미로 올 것인가는 부정적이다. 개인적으로 조언을 받아 본 결과 기업에서는 신빙성이 없다는데 정치권에서 자꾸 된다고 하니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앞으로 구미형 일자리에 대한 논의는 너무 성급하게 움직이지 말고 구미에 일하는 노동자들이 직장 잃지 않고 미래에 계속 내 삶 터가 될 수 있는 진짜 진정한 일거리, 더디게 준비되더라도 확실한 미래먹거리를 구미에 가져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가 미래를 확실히 예측하지는 못하지만, 객관적인 판단으로 미래먹거리가 된다는 공감이 있은 후 구미형 일자리를 시작해야지 시작할 때부터 앞이 안 보이는 것은 시작해서는 안 된다.

현재 구미형 일자리 사업 추진은 내년 총선에 당선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진정성에 의심이 든다.

-장영호 상임부회장 = 우수 노사상생형 일자리 창출 모델인 ‘광주 형 일자리’에서 그 선례를 찾아볼 수 있다. 지역 일자리 창출 4대 원칙(적정임금, 적정 노동시간, 노사 책임경영제, 원하청 관계개선) 아래 노동집약적 자동차 산업에 단순 일자리 창출을 넘어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한 노사 파트너십 구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구미 지역의 대표산업은 모바일, 디스플레이, 전자의료기기 등 노동집약적 가전산업과 관련된 전기·전자 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단순 OEM 생산에서 고유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제품개발 및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로드맵을 그려나가야 할 것이다.

시대적 큰 흐름인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추어 IT 기반의 시스템 반도체 응용부품 전자산업 육성하여 새로운 지역산업 생태계를 재구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적정임금과 적정 노동시간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보는지.

-장영호 상임부회장 = 광주시가 벤치마킹한 독일 폭스바겐의 ‘아우토(AUTO)5000’에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폭스바겐은 2001년 경제침체로 생산량 급감하는 등 위기가 닥치자 노조의 동의를 얻어 별도의 독립법인과 공장을 만들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본사 공장이 있는 볼프스부르크 지역사회와 노조가 ‘공장 해외이전은 안된다’며 회사의 제안을 수용했고, 5000 명의 실업자를 기존 생산직의 80% 수준인 월급 5000마르크(약 300만 원)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광주형 일자리’의 적정임금의 개념은 국내 완성차 업체 5곳 연평균 임금(9213만 원)의 적정 초임 평균임금을 절반보다 더 낮은 3천500만 원 안팎으로 설정했다. 적정 노동시간의 개념은 야근과 철야가 당연시되는 것들이 주 최대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것으로 보인다. 적정임금과 적정 노동시간이란 양보와 타협으로 만들고 누구나 이해 가능한 사회 통념상의 개념과 근로기준법상의 개념이 혼재된 개념이라 생각한다.

-김동의 의장 = 구미 공단의 평균임금이 3700만 원대이다.

정부도 물론 물가를 안정시켜야 하지만 이제는 노동자도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기업 임금과 비교하면 굉장히 어렵다.

중소기업에는 아직 연봉이 3700만 원도 안 되는 곳도 많다. 정말 어렵게 저임금 받는 노동자도 많은 만큼 구미형일자리를 원하는 노동자도 많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의장 혼자 결정할 사안은 아니며 정부에서 어떠한 복지지원 정책을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임금은 낮지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복리후생에 많은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일하는 나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삶의 복지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노동자들이 일자리 잃으면 가정이 파괴된다. 이러한 지원 없이 적정임금을 명목으로 3700만 원의 연봉을 노동자에게 희생·강요해서는 안 된다.

△구미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서는 노사민정 합의가 중요한데 그중에서도 노사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구미형 일자리를 위한 노사민정 협의회가 꾸려진다면 어떤 자세로 협상에 임할 것인지.

-김동의 의장 = 노동자도 하나의 큰 축이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구미 시민이 진짜 잘 살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노동자뿐만 아니고 모든 시민과 함께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 구미형 일자리로 거론되고 있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산업은 무조건 하고 싶다고 될 일은 아니다. 현실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

우선 기업이 움직이면서 기대치가 올라가야 하는데 현재 기업은 움직이지 않는데 구미만 기대치가 크고 여론만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다 괜히 노동계가 들러리가 돼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솔직히 겁이 난다.

하지만 앞으로 구미형 일자리가 구체화 된다면 한국노총 구미지부는 구미 시민을 위한 일에 많은 양보를 할 수 있다.

최근 구미형 일자리 관련 토론회에서 한 대학교수가 구미 노동계(한국노총)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구미형 일자리 성공을 위한 좋은 자원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구미는 시민이 곧 노동자다.

-장영호 상임부회장 = 최근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SK 하이닉스) 유치 실패에서 그 해답을 볼 수 있다.

경상북도, 구미시 등 지자체들과 시민들이 합심해 유치하고자 노력하였으나 결과는 아쉬웠다. 구미 시민 중 SK 하이닉스 구미유치를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 결과는 2월 2일 기준 3만6609명인 점을 볼 때 노사민정이 더 큰 염원과 간절함으로 한마음이 되었으면 어땠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경북경총은 미래돌파구가 될 구미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 낮고 수용적인 자세로 가능한 모든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구미의 기존 산업인 전자산업에는 대기업인 원청과 아래도급 간의 임금 격차가 심했다. 구미형 일자리를 이것을 해소하겠다는 것인데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떠한 방법이 있는지.

-장영호 상임부회장 = 먼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공유가치 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의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

2000년대 초반 외환 위기를 겪으며 기업의 이윤 추구뿐만 아니라 도의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의 이슈들에 대한 관심이 쏠리게 됐다.

그러나 또 한 번의 경제침체로 인해 CSR보다 CSV는 한 단계 발전된 형태가 생겨났고, 단순 기부 활동이나 의례적인 봉사를 넘어, 기업의 핵심 역량과 연계된 사업을 통해 수익성과 사회적 가치를 모두 창출하자는 내용으로 정의됐다.

삼성전자의 상생 협력아카데미 및 에코 파트너 인증은 그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구미 지역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도급이 공존해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고, 구미를 대표하는 원청과 협력업체가 함께 CSR과 CSV를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공감을 끌어낼 수 있도록 지원해 자연스럽게 우려되는 부분이 해소되리라 생각한다.

-김동의 의장 = 원청과 하도급의 임금 격차가 어떻게 생기게 됐나.

하도급을 주면 하도급 업체 사장이 이윤을 남기고, 실무자도 이윤을 남기니 정작 노동자 임금은 떨어지는 것 아니냐.

기업이 발전하는 데 있어 분배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또한 기업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도 이뤄져야 한다. 예전에는 투자할 돈을 근로자에게 준다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지만, 이것은 미래가 없는 이야기다. 미래를 보고 일을 해야 한다. 구미도 미래를 봤다면 이렇게까지는 안 됐다.

아직 구미의 주력 산업은 전기, 전자 섬유 예전 그대로다. 이 산업들은 꺼져가는 산업이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았다.

지난 SK 하이닉스 유치 전을 되돌아보면 구미는 신사업을 유치하려고 해도 준비가 하나도 안 돼 있었다. 기업은 꼼짝도 안 하는데 거리에 현수막만 걸어놓으면 기업이 오나?

구미시나 정치권도 SK 하이닉스가 안 올 것 알면서 유치 운동 안 하면 욕먹으니깐 하나의 쇼로 한 것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하는 시민이 많다.

광주형 일자리도 성공하기까지 5년이 걸렸고 구미 노동계는 10년 전부터 기존 산업 동력이 꺼진다고 경고했다. 그때는 괜찮다, 걱정 없다, 준비하고 있다고 하던 정치인들이 10년 뒤 대기업들이 빠져나가니 지금 와서 위기라고 한다.

△구미형 일자리 성공을 위한 정부나 경상북도, 구미시의 역할은.

-김동의 의장 = 광주형 일자리가 만들어지기까지 광주형 일자리를 꼭 만들어 보겠다는 소위 미친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구미에는 미친 사람이 없다. 간절함에서 정말 구미가 경제를 꼭 살려야 하고 일자리를 만들어야겠다는 미친 사람이 나와야 한다. 이 역할은 공무원이 할 수 없다. 기업을 아는 사람이 선봉에 서야 한다. 기업을 아는 사람이 기업인을 만나야 기업이 뭐가 필요한지 안다. 공무원 입장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 정말 기업을 알고 간절한 사람을 구해야 한다. 형식적으로 하면 안 된다.

정부 지원은 우선 땅을 기업에 무상 제공해야 한다. 5공단을 무상으로 임대하던지 기업이 올 수 있는 최적화의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또한 KTX 구미 정차, 의료, 주택담보 대출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장영호 상임부회장 = 혹자는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고정관념이 허물어지고, 일자리가 절실한 지역에서 모든 경제주체가 함께 일자리 창출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볼 수 있듯이 노와 사, 경상북도, 구미시 등 모든 주체가 경계를 없애고 지역 발전과 상생·번영을 위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목표는 좋은 일자리 창출이다. 사회적 대화를 통한 양보와 타협으로 구미형 일자리 모델을 성공시켜야만 한다. 그래야만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었던 구미의 제2 도약기를 맞이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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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 기자 ygpark@kyongbuk.com

김천,구미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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