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급 쪼개 후원금 기부…청소년도서관 설립
후원회 결성·무료급식소 개소 본격 나눔활동

박융조 후원회장

"어려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제가 겪었던 아픔들을 생각하며 '남을 위해 조그만 봉사라도 해보자'고 시작한 것이 어느 새 18년이나 되었습니다"

박융조(65)포항소년·소녀가장돕기후원회장이 '사랑의 전도사'가 된 것은 춥고 배고팠던 어린시설을 영원히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남 양산 출신인 박 회장은 축구명문인 서울 동북중·고교와 연세대, 주택은행을 거치며 젊은 시절 축구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현역 은퇴 후 단국대와 경남상고에서 지도자 생활을 끝으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후 포항으로 와 부인과 함께 식당을 경영하며 사업가로 변신했다.

그의 봉사는 그가 축구선수로 활약하던 지난 1960년대부터 시작된다. 유난히 힘들었던 유년 시절을 떠올리며 봉급과 후원금 등 돈이 생기는 대로 불우이웃을 위해 내놓았다.

경기도 성남시에 '불우청소년도서관'을 만들어 주는 등 남다른 선행을 펼쳐왔다. 이 같은 이웃 사랑은 포항으로 온 뒤에도 계속 됐다. 부인과 함께 식당과 사업을 병행하면서 틈만 나면 무료급식을 비롯 소외이웃을 돕는데 두 팔을 걷어 붙였다. 개인봉사활동을 벌이던 그는 지난 1994년 보다 큰 사회봉사의 필요성을 절감, 단체를 조직키로 했다. 그래서 이듬해 뜻을 같이하는 지인들과 함께 '소년·소년가장돕기후원회'를 결성해 본격적인 '사랑나눔' 활동에 들어갔다.

후원회 결성 이후 박 회장은 매년 소년·소녀가장 30명을 선발, 20만원의 장학금과 방한복을 1년에 2차례씩 지급하고 있다. 또 독거노인을 위한 경로잔치를 매년 2회씩 개최하는가 하면 아가페의 집·석병양로원·선린애육원 등 지역 사회시설을 돌며 남을 돕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해 9월부터 포항시 남구 상대1동 후원회 사무실에다 독거노인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차렸다. 즉 매주 금요일마다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박 회장의 뜨거운 이웃사랑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주 1회에 실시하던 무료급식을 주 3회로 늘렸다. 오는 9월부터는 주 5회로 늘리기로 하는 등 그의 선행은 현재진행형이다.

더욱이 박 회장은 회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무료급식에 소요되는 예산전액을 사재를 털어 내놓았다. 그리고 회원들에게는 조리와 배식 등 자원봉사만 하도록 하는 등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기력은 점점 쇠약해지는 박 회장이지만 이웃 사랑에 대한 열정은 20대 젊은이 못지 않다는 게 주위의 한결같은 소리다. 부모 없이 배고프게 보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시작했던 작은 이웃 사랑은 18년이란 세월 속에 녹아들면서 더 큰 꿈을 키우게 했다.

박 회장은 이웃 사랑의 마지막 종착역을 개인 복지관 건립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우리 사회의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큰 꿈을 갖고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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