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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여름철 클래식 음악의 백미 ‘야외 오페라’ (2)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여름철 클래식 음악의 백미 ‘야외 오페라’ (2)
  •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 승인 2019년 05월 07일 17시 59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08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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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지난주에 여름철 클래식 음악 공연의 백미, 야외 오페라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100여 년 전 이탈리아 베로나 극장에서 시작된 야외 오페라 축제는 유럽 각국의 유적과 자연환경을 활용한 특색 있는 야외 오페라 축제로 발전하여 해외 관광객 유치에 한몫을 하였는데, 우리나라는 1995년 김자경 오페라단의 야외 공연이 그 시초라고 할 수 있다.

2003년 5월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야외 오페라, 푸치니의 ‘투란도트’는 여러 가지 소송전이 불거지긴 했지만 4회 공연에 11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는 대성공을 거두어 국내에 야외 오페라, 운동장 오페라 등 다양한 야외 오페라 공연의 붐을 일으켰다. 덕분에 당시 이탈리아 오페라 시장에서는 유명 성악가의 개런티를 부르는 대로 주는 한국이 ‘호구’로 통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투란도트’ 이후 수익을 남긴 국내 야외 오페라 공연은 많지 않았고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많이 겪게 된다.

2003년 9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르디의 ‘아이다’는 제작비 80억 원, 1500여 명의 출연진, 70여 마리에 달하는 말, 낙타, 코끼리의 등장과 티켓 최고가 60만 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야외 오페라의 각종 기록을 경신했지만 출연료 미지급 문제 등으로 시끄러웠다. 당시 공연 중 개선 행진 장면에서 코끼리가 똥을 싸며 들어온 탓에 관객들이 악취와 싸웠던 일화는 오페라 마니아들 사이에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에피소드이다.

2004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카르멘’은 적자와 소송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고, 2010년 서울 상암 및 제주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될 예정이었던 ‘투란도트’는 예매율 저조를 이유로 취소되었다. 2012년 8월 연세대 노천극장의 ‘라 보엠’은 유명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출연으로 이슈를 모았으나 티켓 판매 저조로 4회 공연을 2회로 줄였으며 그나마 태풍 때문에 공연을 연기하는 사태까지 일어났고 우여곡절 끝에 공연을 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우리 지역에서는 대구시립오페라단이 두류공원에 있는 코롱 야외음악당에서 2000년에는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2002년에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무대에 올려 대구시민들에게 야외 오페라에 관한 좋은 추억을 남겨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 제작 여건상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유럽과 같은 야외 오페라 축제로 자리매김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 지역은 장기적인 계획 속에 아시아에 하나뿐인 야외 오페라 축제 혹은 야외 극음악 축제 등의 콘텐츠를 통해 해외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었다고 자부한다. 신라 천 년의 고도 경주와 선비 문화의 본고장 안동 등 경북 지역의 우수한 문화유산과 유네스코음악 창의도시 대구가 힘을 모은다면 유럽의 축제보다 더 우수한 야외 오페라 축제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과 같이 매년 한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축제도 가능하지만 우리 지역의 다양한 축제들과 결합하여 해마다 여러 지역의 문화 명소를 찾아다니며 만드는 특색 있는 야외 오페라 축제도 가능할 것이다. 어떤 방식이 되었건 언젠가 우리 지역이 만든 야외 오페라 축제가 유럽의 저명한 축제들처럼 세계인이 기억하고 한 번쯤 꼭 보러오고 싶어 하는 글로벌한 축제로 성장할 수 있기를, 하루 빨리 그런 날이 오기를 희망하며 꾸준히 노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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