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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그곳에 문화가 있다] 15. 대구 불로전통시장
[전통시장, 그곳에 문화가 있다] 15. 대구 불로전통시장
  • 이재락 시민기자
  • 승인 2019년 10월 20일 21시 26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0월 21일 월요일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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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출하되는 가을이면 붉은색 물결 이루는 가판대, 손님 유혹
대구 불로전통시장 입구

대구시 동구 불로동에 형성된 불로전통시장은 1930년부터 운영이 되어왔다고 한다. 80년대 초반까지는 경북 5대 오일장으로 불릴 만큼 유구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해왔다.

불로전통시장 전경

불로시장이 있는 불로동은 대구 도심에서도 변두리 지역이긴 하지만 시장에는 제법 사람들이 많으며, 규모도 제법 큰 편이다. 주 골목의 길이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약 250m 정도이며, 오일장이 열리는 매월 끝자리 5일, 10일이 되면 그 골목은 발딛을 틈 없이 많은 노점과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 골목에는 상설로 운영되는 가게가 130여 개가 넘기 때문에 장날이 아닌 평시에도 방문객들이 많다. 시장의 한쪽에는 ‘어울림극장’이라는 무대공간도 만들어져 있고, 오일장이 서는 날 비정기적으로 각종 공연을 펼쳐 흥겨운 시장의 분위기를 더한다.

불로전통시장 전경

시장과 한블럭 간격을 두고 공설주차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차료는 10분에 200원꼴로 아주 저렴하다. 주변 골목에도 차를 댈 수 있지만 장날이면 빈자리는 거의 없을 것이며, 시장 입구에서 약 250m 정도 거리에 있는 불로동고분군 공원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대구 사과

지역 특산품들이 주류를 이루는 전통시장은 가을이 되면 가판대들의 색이 달라진다. 바로 사과가 출하되기 시작할 무렵이라 온통 붉은색 물결이다. 대구가 사과로 유명한 것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구는 사과의 생산지보다 집산지로 유명하다. 대구에도 과수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타 지역에서 생산된 사과가 대구로 모여서 유통이 되어 왔던 것이다. 현재는 생육환경의 변화로 인해 대구 인근이 아닌 청송과 영주 등 북쪽으로 사과의 주산지가 이동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사과’하면 대구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특히 팔공산 자락의 평광동에서 생산되는 평광사과는 ‘사과=대구’라는 명제를 이어가고 있는 주요 특산품이다.

불로전통시장 다양한 먹거리

오래된 시장의 역사만큼이나 이곳은 토착화된 먹거리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 추어탕과 무침회, 보신탕 등은 불로전통시장 먹거리의 대표주자이다. 코다리찜도 불로전통시장의 대표 먹거리 중 하나이다. 명태를 반건조시켜 매콤한 양념으로 찜을 한 것인데, 코다리찜을 먹고자 한다면 ‘쉬어가는집’ 또는 ‘달빛식당’ 두 집중에서 한 군데를 가면 된다고 현지인이 귀띔을 한다. 상설로 운영되는 이들 식당 이외에도 오일장이 들어서는 날이면 더욱 다양한 먹거리가 펼쳐지는데, 매콤한 닭발구이와 돼지껍데기 구이가 특히나 인기가 많다고 한다. 그 외 어묵튀김과 찹쌀도너츠, 국화빵 등의 간식도 빠질 수 없는 전통시장의 아이템이다.

대구추어탕

불로시장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은 바로 추어탕이다. 이곳에는 추어탕집이 2군 데 밖에 없다. 그런데도 추어탕은 자타가 공인하는 불로시장의 대표먹거리다. ‘대구추어탕’ 사장님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우리 집 때문에 유명한 거에요”하면서 너스레를 떠신다. 이곳에서 장사를 한 지 20년쯤 되었다고 한다. 입구에는 5개의 솥이 펄펄 끓고 있다. 이곳에 우거지가 삶기고 있는데 토종 청방배추를 사용하며, 최소 3~4시간은 삶는다고 한다. 덕분에 우거지는 입에 들어가면 바로 녹아버릴 정도로 부드럽다. 미꾸라지도 중국산이 아닌 국산만을 이용하며, 갈아서 쓰지 않고 채에 으깨어서 일일이 손수 작업을 한다고 하신다. 다진 땡초와 마늘을 가득 넣었는데 추어탕 특유의 강한 맛이 두드러지지 않아서 먹기도 좋다. 10시쯤에 방문했을 때도 사람들이 많았는데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12시쯤 되니 가게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선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고향손국수

불로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집은 바로 ‘고향손국수’집이다. 겨우 ‘칼국수’임에도 수많은 먹거리들을 제치고 정상급의 유명세를 누리고 있으며, 점심시간대에는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집이기도 하다. 오전 11시에 오픈을 하며, 11시 3분쯤에 들어가 보니 이미 다섯팀이 국수를 기다리고 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조금씩 손님들이 들어오더니 이내 자리가 모두 채워지는 놀라운 장면을 보게 된다. 기계가 아닌 손으로 만든 손칼국수로서 면의 두께가 일정하지 않아서 쫄깃하고 다양한 식감이 즐겁다. 배추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약간은 달달하고 향긋하며, 양념간장을 넣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은 일품이다. 한 그릇의 양도 놀라울 정도로 많았는데 그럼에도 옆자리에 앉은 3명의 여성 손님들이 각자의 한 그릇을 바닥까지 싹 비우는 장면을 목격했지만 그리 놀라지 않았다. 그만큼 명불허전, 맛이 좋았으니까. 여름특미로 콩국수와 잔치국수를 취급하는데 다른 계절에는 칼국수 단일 메뉴만 판매하고 있다.

태평양회식당 무침회

또 이곳에서 잔뼈가 굵은 집으로 태평양회식당이 있다. 잔뼈가 굵다는 표현보다는 터줏대감이란 표현이 옳다. 무려 40년 전통의 집이다. 해산물과 각종 채소를 초장에 버무려 만든 무침회를 대구에서 처음 들여온 집이라고 한다. 그 가게가 불로 시장에 자리를 잡았으니, 무침회야 말로 불로전통시장의 시그니처 메뉴라 할 수 있다. 일반 모듬회나 횟밥, 우럭탕 등도 판매하고 있지만 가장 인기가 있는 메뉴는 역시 무침회가 되겠다. 가장 작은 18,000원짜리 사이즈는 2명이 식사 또는 술안주로 하기에 그 양이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과할 정도로 양이 많다. 무침회에는 각종 해물들이 들어가 있다. 오징어와 문어숙회, 한치회와 가오리회 등이 듬뿍 들어 있어서 다양한 식감과 풍부한 맛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너무 강하거나 무겁지 않은 경쾌한 맛의 초장에 인기비결이 있는 듯하다. 같이 내어주는 부추전을 무침회와 함께 싸서 먹으면 천상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초장에 찍어 먹는 부추전이기에 무침회와 아주 찰떡궁합을 이룬다. 그래도 아껴먹자, 부추전은 리필이 안된다고 한다.

커피와만남 드립커피

열심히 먹거리 투어를 했다면 지친 몸을 잠시 쉬게 하고 입을 깔끔하게 씻어줄 곳도 준비되어 있다. 시장의 한가운데 제법 괜찮은 카페가 있는데 직접 로스팅도 하고 핸드 드립도 가능한 곳이다. 카페에서 직접 원두를 볶기 때문에 프랜차이즈와는 다른 개성 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불로동은 근처에는 산책하기 좋은 불로동고분군과 봉무공원,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1호인 도동측백수림 등이 있으며, 인근에는 사시사철 꽃향기를 맡을 수 있는 화훼단지도 조성되어 있다. 대구의 명산인 팔공산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며, 가까운 곳에 대규모 아울렛도 조성되어 있어서 유동인구 또한 많다. 이렇게 대구 동부지역의 주요 관광 인프라와 맞닿아 있는 곳에 조성된 불로전통시장은 다양한 먹거리가 산재한 흥겨운 전통시장의 분위기로 많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재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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