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가 협소해 통행불편…市 "학교·교육청 비협조"

경주지역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가 협소해 통행불편을 물론 교통사고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 도로에 대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경주시가 도시계획도로 확장에 나섰지만, 학교 측의 반대와 교육청의 소극적인 행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황성동에 위치한 용황초등학교 정문 인근 도로의 폭이 4.2m에 불과해, 차량 교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인근에 살고 있는 1000여 가구의 주민들은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는 데다 잦은 접촉 사고와 운전자 간 다툼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학교 바로 옆에는 경주축협이 건설 중인 대형판매시설까지 들어설 예정이어서 혼잡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인근 아파트 단지와 상가 주민들은 경주시에 불편을 호소하며 도로 확장을 지속적으로 요청했고, 경주시는 2년 전부터 도로 확장을 위한 작업에 나섰다.

학교 앞 도로 150m 구간의 폭을 기존 4.2m에서 6m로, 인도 폭은 1.3m에서 2m 정도로 넓히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사업부지는 학생들의 사용 빈도가 낮은 소운동장을 2.5m가량 줄이기로 했다.

소운동장은 대운동장과 떨어져 있는 데다 강당 앞에 위치해 있어 아이들의 수업권에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경주축협으로부터 도로 확보를 위한 부지 1m 가량을 양보 받았고, 대로변에서 학교로 진입하는 곳에는 우회전 감속차로를 만들기로 하고 현재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경주시는 경북교육청과 경주교육지원청, 용황초등학교에 수차례 관련 공문을 보내며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교육청과 학교측은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며 경주시의 사업 추진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육장이 학교를 방문해 현장을 확인하는 등 문제점은 파악하고 있지만 학교에서 반대하는 상황에서 교육청이 이를 무시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의 불만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인근 상가 주민들은 “시민 불편은 안중에도 없는 교육청과 학교는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지역 주민 대부분은 도로 확장을 원하고 있지만 학교와 교육청의 비협조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교육청 등과 협력해 언제든 공사를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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