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장비 대부분 사용기한 지나

국내 원전 고장과 사고가 해마다 10여 건씩 발생하지만, 원전 사고를 담당하는 소방서가 보유한 장비 대부분 사용기한이 지나 소방관들이 방사능 피폭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주소방서의 경우 원전사고 대응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방사선 보호복 36벌 모두가 내용연수 5년을 넘긴 데 이어 화학보호복(레벨A) 42벌 중에 33벌(78.6%)가 내용연수 5년이 지났다. 울진소방서도 방사선 보호복 42벌 모두 내용연수 5년을 넘겼고, 화학보호복 31벌 중에 17벌(54.8%)이 내용연수 5년이 지났다. 방사선 피폭 선량을 측정하는 개인선량계는 내용연수가 10년인데, 경주는 81개 중에 51개(63.3%), 울진소방서는 20개 중에 6개(30.0%)가 사용기한이 지났다.

태풍,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로 원전사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실정에서 소방청은 오히려 소방장비의 최대사용기한 연장을 추진하고 있어서 소방관의 안전이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이형석 의원은 지적했다. 실제 소방청은 2020년 10월 15일 소방장비의 사용연수를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소방장비관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의원은 “소방관의 안전과 직결된 원전 대응 장비가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소방청은 낡은 장비를 신속하게 교체해 소방관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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