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국의 UN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
한국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총회 투표에서 2024-2025년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내년부터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에 맞는 국제적 기여는 물론, 미국·일본 등 자유 진영과 함께 북한의 핵 위협과 주민 인권 탄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대한 국제적 대응에 주도적으로 나서 공조할 전망이다.

이날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 나라를 뽑는 단독 후보로 나섰다. 투표에 참여한 국가 192개국 중 3분의 2 이상인 180국의 찬성을 얻어 선출됐다. 아프리카 몫으로 알제리와 시에라리온, 중남미 가이아나도 무경합으로 각각 선출됐다. 동유럽 몫으론 서방이 지원하는 슬로베니아와 러시아가 지원하는 벨라루스가 경합을 벌였는데, 슬로베니아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한국의 안보리 이사국 수임은 앞서 1996~1997년, 2013~2014년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2024-2025년도 이사국 선출로 한국의 안보리 진출 간격은 17년에서 11년으로 줄었다. 외교가에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10년에 한번은 안보리에 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 1991년이 돼서야 유엔에 늦깎이 가입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한 기간이 4년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은 1946년부터 2024년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24년을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했다.

한국은 내년부터 2년간 이어지는 비상임 이사국 임기 내 한두 차례 안보리 의장국을 비롯해 25개 산하 기구의 의장국을 맡게 될 전망이다. 결의·성명 등 문안을 주도할 기회이자, 국제 사회에서 역할을 확대할 계기일 수 있다. 한국은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수임 시 중점 추진 과제로 평화유지활동(PKO) 증진 등 지속 가능한 평화, 여성과 평화ㆍ안보(WPS), 사이버 안보, 기후변화와 평화ㆍ안보 등을 제시했다.

특히 내년에는 한·미·일 3국이 모두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돼, 중·러의 노골적인 반대로 무력해진 안보리에 동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미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일본은 올해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돼 내년까지가 임기다. 현재 안보리는 중국과 러시아가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을 남용해 걸핏하면 제동을 거는 바람에 북핵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아무런 공동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안보리는 ‘P5′라 부르는 핵심 상임이사 5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과 비상임이사 10국 등 15국으로 구성된다. 비상임이사국은 평화 유지에 대한 회원국의 공헌과 지역적 배분을 고려하여 총회에서 3분의 2 다수결로 매년 5국씩 선출하고, 임기는 2년이다. 상임과 비상임이사국은 투표권과 발언권, 회의 소집과 주재권 등에서 같은 권한을 갖지만, 안보리의 최종 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거부권(veto)은 상임이사국만이 가진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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