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 개시와 관련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월19일 촬영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연합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이르면 24일 오후 1시부터 태평양으로 방류될 예정이다.

23일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24일 오후 1시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방류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정부(한국)는 이날 “일본 측이 1시간 단위로 방류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는 별도 웹사이트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방류 후 원전 인근 바닷물의 삼중수소(트리튬) 농도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원전 오염수 방류 후 측정한 삼중수소 농도 수치는 오는 27일에 공개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 현지 언론은 “후쿠시마현에서 저인망어업이 재개되는 9월 1일 이전에 측정 결과를 공표해 안전성을 알리고 소문 피해를 억제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일본 오염수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방류가 시작되면 웹사이트 가동도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새로 만들어지는 웹사이트에 공개되는 정보는 △이송설비·상류수조·취수구 등에 설치된 방사선 감시기 측정값 △‘K4’ 탱크에서 희석설비로 이송되는 오염수 유량 △해수펌프 유량 등이다.

박 차장은 이들 데이터는 유량계나 감시기에서 연속적·자동적으로 측정되는 수치들이며 한국어로도 소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차장은 다만 기계적으로 측정되지 않는 정보값은 사전에 공표 시점을 예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과 IAEA에서 받은 정보를 종합한 우리 정부 차원의 웹사이트도 곧 문을 열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일단 내일부터는 언제든지 방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그에 맞춰 모니터링과 사후 감시체계 등에 시간적으로, 기술적으로 비는 부분이 없도록 대응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 후쿠시마 현장사무소에 정기 방문할 한국 전문가를 누구로 할지, IAEA로부터 받아야 하는 필수적인 정보가 무엇인지 등은 외교부가 IAEA와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번주 중 매듭지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차장은 정부가 비판 여론을 의식해 오염수 방류에 대한 찬성 뜻을 밝히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찬성, 반대 문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방류 과정이 얼마나 투명하고 안전하게, 확실하게 관리되고 얼마나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느냐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22일 각료 회의를 열고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의결했다. 오염수 방류는 앞으로 30년 이상 지속될 예정이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오염수 처분 방식으로 해양 방류를 공식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오염수 발생의 원인이 됐던 동일본대지진(2011년 3월 11일)으로부터는 약 12년만이다.

우리 정부와 IAEA는 일본이 오염수를 계획대로 제대로 처리해 방류한다면 우리 해역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향후 오염수 방류 상황을 철저히 분석하면서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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