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정화 못하는 삼중수조는 바닷물로 농도 희석해 내보내
日 전어련 "방출 반대" 고수…중국,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중단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24일 오후 13시께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대구 동대구역 대합실에 시민들이 그 모습을 시청하고 있다. 또한, 오염수 방류는 지난 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후 약 12년 반만이다. 정훈진 기자 jhj131@kyongbuk.com
일본이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이 일본 정부의 지난 22일 방류 결정에 따라 사전 작업을 거쳐 수조에 보관하던 오염수를 오후 1시께부터 방출하기 시작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방출했다.

ALPS로 정화 처리하면 세슘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 62종을 제거할 수 있으나, 삼중수소(트리튬)와 미량이기는 하지만 탄소14 등의 핵종도 남는다.

도쿄전력은 ALPS로 거를 수 없는 삼중수소는 바닷물과 희석해 농도를 일본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L당 1천500베크렐(㏃) 미만으로 만들어 내보내기로 했다.

앞서 도쿄전력은 지난 22일 오후 오염수 약 1t을 희석 설비로 보낸 뒤 바닷물과 혼합해 대형 수조에 담았다.

도쿄전력은 방류 개시 전 미리 희석해 수조에 보관하던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L당 43∼63베크렐(㏃)로 측정됐다며 이는 자체 기준치인 1천500㏃을 훨씬 밑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방류 이후 원전 인근 바닷물의 삼중수소 농도를 정기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방류 직후 인근 바다에서 채취한 표본의 삼중수소 농도 측정 결과는 이르면 27일 공개된다.

도쿄전력은 하루에 약 460t의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하는 작업을 17일간 진행, 일차적으로 오염수 7천800t을 바다로 내보낼 계획이다.

다만 이날은 오후에 방류가 개시된 만큼 하루 방류량이 200∼210t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3월까지 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염수 양은 3만1200t으로, 이는 현재 보관 중인 오염수의 2.3% 수준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이미 약 134만t의 오염수가 1000여 개의 대형 탱크에 들어 있으며, 현재도 원전 부지로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 등으로 인해 오염수는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염수 방류가 대체로 30년가량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향후 방류 기간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방류 안전성을 점검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방류 첫날부터 직원들이 현장에서 배출되는 오염수가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감시·평가하고 감시 자료를 실시간 공개한다.

IAEA는 향후 오염수의 방류가 이어지는 한 “현장에 상주할 것”이라며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하는 웹페이지를 통해 방사선 모니터링 데이터, 희석화 후 삼중수소 농도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 어민과 중국 등 일부 주변국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어민단체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는 이날 “해양 방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며“이 순간을 보면서 전국 어업인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중단을 선언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핵 오염수 방류가 식품 안전에 가져다줄 방사성 오염 위험을 방지하고, 중국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며, 수입 식품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오늘을 기해 일본이 원산지인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미 중국은 지난달부터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방사선 검사를 강화해 신선도가 중요한 횟감 등 일본산 생선 수입액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방류를 앞두고 지난 22일 주중 일본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등 연일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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