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인디아’ 아닌 ‘바라트’ 적힌 명패 앞두고 연설
테러리즘 등 지구촌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 해법 촉구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공동취재
아프리카(AU)에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지위가 부여됐다.

G20 의장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9일(현지시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개막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AU에 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 정상의 G20 정상회의 불참 등으로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가장 논란이 많았던 사안 중 하나였으나, 회원국들의 폭넓은 지지로 해결됐다.

이로써 AU는 유럽(EU)에 이어 G20에서 두번째 지역 단체 회원국이 됐다.

AU는 2002년 아프리카경제공동체(AEC)와 아프리카단결기구(OAU)를 통합해 출범한 아프리카 대륙의 정부 체다.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본부를 두고 아프리카 전체 55개국이 가입해 있다. 이들 국가의 인구는 14억명에 달한다.

앞서 모디 총리는 현 AU 의장이자 코모로 대통령인 아잘리 아수마니를 테이블에 앉도록 요청하기 전에 그와 악수를 나누고 포옹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사우스에 발언권을 주는 것을 중요한 사안으로 여긴 모디 총리는 회의를 시작하면서 AU에 대한 회원국 지위 부여를 선언함으로써 이러한 방향으로 한 발짝 발걸음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디 총리는 이어 회의에 참가한 정상들을 향해 세계 경제의 상승과 하강, 남북간 분열, 동서간 격차에서 오는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한 문제들로 테러리즘과 사이버 안보, 보건 및 수자원 안보 등을 들었다.

그는 특히 ‘인디아’(India)가 아닌 ‘바라트’(Bharat)로 적힌 명패를 앞에 두고서 연설해 눈길을 끌었다.

산스크리트어 바라트는 인디아와 함께 국명으로 종종 사용되고 있는데,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모디와 그의 정부는 이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 용어의 사용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모디 정부가 바라트로 국명을 변경, 고정시키려는 게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구촌의 많은 관심이 집중돼 있음에도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개발도상국 문제 논의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입장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는 신뢰 부족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신뢰 부족 문제를 더 심화시켰다. 우리가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전쟁으로 야기된 신뢰 부족 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쟁 원인과 해법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전쟁에 따른 부작용으로 개도국이 겪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혔다.

한편 이번 G20 정상회의에는 G20 정상들 가운데 최소한 5분의 1이 불참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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