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천 한동대학교 법학과 교수·국제법센터 소장
원재천 한동대학교 법학과 교수·국제법센터 소장

국가도 성장 과정이 있고 흥망성쇠의 국운이 있다고 한다.
올해도 여러 위기가 있고 험난한 파도가 치겠지만, 대한민국호는 순항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소박한 꿈이 있고 헌법이라는 든든한 나침판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세

2024년의 세계는 지정학적 신냉전 질서가 공고해지고, 각 진영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러시아, 하마스, 이란, 북한, 중국으로 연결되는 전체주의 및 공산 국가의 축과 미국, 유럽(나토), 이스라엘, 한국, 대만 등으로 연결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라인들이 새 시대의 주도권을 위해 첨예하게 경쟁하는 해가 될 것이다. 특히 지금의 신냉전은 과거의 단순한 지리적·이념적 분쟁이 아닌, 경제, 에너지, 사이버 및 우주 공간, AI, 사회문화적 그리고 국가철학과 삶의 깊이에 대한 경쟁이기에 더 흥미롭다.

영국의 정론지 이코노미스트나 미국의 뉴욕타임스지는 올해 중요한 이슈를 미국 대통령 선거로 꼽았다. 그러나 바이든이 재임하든 트럼프가 재선출되든 그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가자 지역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고 중국과의 긴장 관계도 지속될 것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최근 러시아 타스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분쟁 위기 지역(knots of conflict)으로 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한반도를 거론했다.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코가 석 자인 러시아로서 미국과 서방국들의 힘과 재원이 분산되는 것이 희망 사항이겠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며 북한을 군사적·경제적으로 지원하는 형국이 우리에게는 절대 녹록지 않다.


국운(國運)

솔직히 일제 강점기 이후 어느 한 해도 쉬웠던 해는 없었다.

해방 후 북한은 소련제 탱크를 앞세우고 우리를 침략하였고, 중공군과 소련 조종사들은 우리 강산을 짓밟았다. 절체절명의 대한민국은 유엔과 미국 등 자유민주주의 진영 국가들의 도움과 이승만 대통령과 민관 군의 의지와 희생 그리고 천운(天運)으로 구사일생한다.

지지리 가난했던 우리나라는 독일에 청년들을 광부와 간호사로 보내고, 월남전에서 피를 흘리며, 중동에 나가서 땀을 흘린 대가로 도로를 만들었고, 중공업, 조선업, 철강산업, 자동차 산업과 반도체 산업을 일으키어 산업 강국이 되었으며, 우리 힘으로 설계 제작한 한국형 원자력 발전소는 이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성공적으로 가동되어 미국과 유럽의 안전 심의를 통과하는 등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전기에너지를 탄소 중립으로 생성하는 청정에너지 경제 강국이 된 것이다.


다음 사회 (Next Society)

미국이 1972년 이후 53년 만에 달에 다시 사람을 보낸다고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4년 달에 유인 정찰선을 보내고 2025년에는 인간을 다시 달에 착륙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물론 중국도 우주 굴기를 꿈꾸고 있다.

글로벌 국가경쟁은 어느덧 빠른 자동차 경주 시대를 지나 창공을 가르는 비행선 경주가 된 것이다. 이념적 논쟁 시대가 지나가고, 우리 시대는 AI, 바이오·유전자공학, 에너지 등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달에도 가고 사이버 공간에서 생활하며, 생명과 인간을 존중하는 다음 사회(Next Society)로 들어가고 있다.

2030년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선을 타고 달에 가는 남북의 청년들이 새파란 지구를 바라보며 다음 세상을 꿈꾸는 유쾌한 상상을 해 본다.

우리의 궤도와 항로는 헌법으로 잘 정해져 있다. 아무리 세상이 험난해도 정치는 자유민주주의, 경제는 열린 시장 자본주의, 사회는 법치와 인권이란 틀 안에서 강력한 국방력을 가진 대한민국이라는 항공모함은 ‘푸른 하늘 은하수’를 담대하게 항해할 것이다.

2024년 갑진년, 힘들어도 많이 웃는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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