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네덜란드 1-0 격파…이니에스타 천금 결승골 80년 만에 첫 우승

무적함대, 오렌지군단 집어삼켰다스페인 축구대표팀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스페인 간 월드컵 결승전에서 1-0으로 이긴 후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

'무적함대' 스페인이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꺾고 80년 월드컵 역사상 여덟 번째 우승국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스페인은 12일(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11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네덜란드를 1-0으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 대회까지 13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스페인의 사상 첫 우승이다.

스페인은 종전 1950년 브라질 대회 4위가 최고 성적일 정도로 월드컵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날 결승골 주인공인 이니에스타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고 강렬한 인상을 남겨 대회 MVP인 골든볼 1순위 후보로 떠올랐다.

반면 네덜란드는 스페인의 벽에 막히면서 첫 우승 꿈이 물거품이 됐다. 네덜란드는 1974년 서독 대회와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 2회 연속 준우승했을 뿐 월드컵에서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관중 8만8천460명을 수용하는 사커시티 스타디움의 스탠드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가득 찬 가운데 스페인이 특유의 짧고 정교한 패스로 볼 점유율을 높이며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스페인은 간판 골잡이 다비드 비야가 최전방 원톱을 맡고 페드로와 이니에스타가 좌우 날개를 편 4-2-3-1 전형으로 공세의 수위를 높여갔다.

중원사령관 사비 에르난데스가 경기를 조율한 스페인은 경기 시작 4분 만에 오른쪽 프리킥 찬스에서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의 헤딩슛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승리를 위해 '추한 축구'도 마다하지 않겠다던 네덜란드는 2선에서 강한 압박으로 스페인의 공격을 끊는 한편 로빈 판 페르시, 디르크 카위트, 아르연 로번 등 공격 3각 편대와 뒤를 받친 베슬러이 스네이더르가 빠른 공수 전환으로 득점 기회를 엿봤다.

전반 30분이 되기도 전에 카를레스 푸욜, 라모스(이상 스페인), 판페르시, 마르크 판보멀, 니헐 더용(이상 네덜란드) 등 다섯 명이 몸싸움 과정에서 옐로카드를 받을 정도로 경기가 과열 양상으로 치달았다.

중원에서 팽팽한 공방전 탓에 양팀은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찾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좁은 공간에서 세밀한 패스로 득점 기회를 노리던 스페인은 9분 오른쪽 페널티지역 외곽 프리킥 찬스에서 사비 에르난데스가 오른발로 감아 찬 공도 오른쪽 골대 모서리를 벗어났다.

하지만 네덜란드도 효율적인 공격으로 스페인의 허점을 노리다 17분 스네이더르가 하프라인에서 전진하는 로번을 보고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줘 골키퍼 카시야스와 1대 1로 맞서는 절호의 찬스를 맞았지만 로번의 왼발 슈팅은 카시야의 오른발을 맞고 골문 밖으로 흘러갔다.

양팀은 전·후반 90분 공방에도 골문을 뚫지 못한 채 연장전에 들어갔으며, 월드컵의 주인은 후반 11분 결정났다.

연장후반 4분 네덜란드 헤이팅아가 퇴장당하면서 수적열세에 빠진 틈을 타 거세게 몰아붙이던 스페인은 11분 파브레가스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쪽으로 침투한 이니에스타에게 패스를 찔러줬고 이니에스타는 한 번 호흡을 고른 뒤 강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골키퍼 스테켈렌베르흐의 오른손을 맞고 그대로 왼쪽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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