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위덕대학교 교양학부·발달상담전공·심리학 박사)

행복한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연령이나 지혜와 함께 성장하는 것 같다.

어렸을 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쯤 읽거나 들어본 유명한 동화에는 결혼 후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

동화에 나오는 행복의 정점은 구박을 견디다가 왕자님을 만나거나 마녀의 나쁜 주문을 풀어줄 왕자님을 만나서 결혼하는 것이다. 그 영향인지 어릴 때는 멋지고 능력있는 멋진 청년을 만나 결혼을 하면 행복할 수 있겠다는 꿈을 꾼다. 한동안 이런'신데렐라 콤플렉스'가 여성의 주체성을 약화시킨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여성이나 남성이나 싱글을 선호하는 경향도 함께 보인다.

결혼생활이 복잡해서 독신이 좋다는 입장도 이래도 저래도 후회한다면 결혼을 해보고 후회하겠다는 입장도 결혼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진다.

모 결혼정보회사의 조사에 의하면 싱글이 결혼보다 좋다고 생각할 때는 1)시댁식구, 육아문제로 힘들어 하는 동료를 볼 때, '매일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동료를 볼 때',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났을 때, '집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기혼자를 볼 때', '회식자리에서 부인에게 전화하기 바쁜 동료를 볼 때'순으로 답했다.

반대로 결혼이 싱글보다 좋다고 생각할 때는 이 세상에 든든한 내 편이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을 닮은 2세가 생겼을 때', '혼자사는 티를 내는 동료를 볼 때', '퇴근후 술 약속을 잡는 동료를 볼 때', '재테크를 하는 나와 달리 카드를 무분별하게 쓰는 동료를 볼 때'였다.

결혼생활은 사실 결혼정보회사의 조사결과처럼 표피적인 어려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결혼생활은 남편과 아내의 각자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따라서 결혼 전이나 신혼기에 미리 결혼 후의 생활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행복한 결혼 생활에 필요한 4가지 기본원칙은

1. 완전한 일치에 대한 환상을 버린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하지만 모든 것을 함께 하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서로 공유하는 부분과 독립되는 부분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나치게 맞추려하거나 서로를 구속하려하기보다는 각자의 세계를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2. 상대방에게 적절한 수준으로 기대를 한다.

부부라서 서로에 대한 기대없이 살 수는 없으나 하기 어렵거나 할 수 없는 일들을 기대할 때 실패와 좌절감은 상대적으로 커진다. 상대방의 존재 그 자체를 만족하면서 지금 할 수 있는 영역 내에서 적절한 기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3.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갖는다.

배우자의 장점을 인정하고 좋은 면들을 흡수하며 서로의 성장과 성숙을 지지하는 긍정적인 태도가 오랜 기간 결혼을 지속하는데 도움이 된다.

4. 결혼생활에서 어느 정도의 인내가 필요함을 인식한다.

어떤 결혼 생활이나 문제가 있기 마련이고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경우도 있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일시적인 불행에 대해서 인내하지 않으면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어느 정도 참고 견디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 4가지 원칙은 비단 신혼부부만이 아니라 서로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모든 부부도 다시 한 번 되새김을 해 보면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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