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위덕대학교 교수

누구나 행복을 꿈꾸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적극적으로 내가 주체가 될 수 있는 행복을 만들어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냥 행운이 나를 찾아주어서 만사형통하면 자신은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지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행복할 거야', '대기업에 취직하면 행복할거야', ' 저 사람하고 결혼하면 행복해 질 수 있겠지' 라고. 그런데 막상 아이가 명문대학에 들어 간 후에는 졸업, 취업, 결혼이라는 목표가 생기고, 대기업에 취직하고 나면 또 다시 평가와 승진에 대한 부담이 생긴다. 결혼하고 나면 영원할 것만 같던 열정적인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행복을 찾고 유지시켜 나갈 수 있을까.

첫째는 먼저 어떤 활동이 좀 더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를 알아차리는 일이다. 나는 영화를 좋아하고 선선한 오후나 저녁시간에 산책하는 걸 좋아하고, 편하고 좋은 사람들과 수다 떠는 걸 좋아한다. 먼저 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찾아 볼 필요가 있다.

그런 행복한 활동들을 우리는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만들어 가는 작은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두 번째 비결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금의 우리는 반복적인 행동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규칙은 처음에 시작하기가 어렵지만 적어도 30일만 지나면 이를 닦는 것처럼 쉬워지고 자연스러워진다. 그리고 습관은 보통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고 행복해지는 일상을 습관으로 만드는 겁니다. 예를 들면 일주일에 세 번 산책하기, 매일저녁 기도하기, 한 달에 두 번 영화 관람하기, 매주 화요일마다 배우자와 데이트하기, 이틀에 한번 한 시간씩 독서하기 등을 규칙적 '시간활용법'의 저자 레이 조지프는 사람들이 때로 규칙에 저항하는 이유는 규칙이 자발성이나 창조성을 앗아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체육관에서 운동하기나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기, 독서하기는 규칙으로 정하지 않으면 게으름을 피우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끌려 다니면서 시간과 에너지를 뺏기기 쉽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체계적이고 규칙적인 생활은 오히려 생활을 단순화시켜 주면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시간을 남겨준다. 즉 규칙은 오히려 우리를 자유롭게 만들어 창의적이고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로버트와 에먼스와 마이클 매컬로는 연구를 통해 감사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냈다. 매일 적어도 다섯 가지 정도씩 감사할 일을 적어서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 감사일기를 적게 했더니 행복과 만족도가 증가한 것이다.

이것은 나도 실천하고 있다. 감사할 것을 다섯 가지씩 적는 것 만으로도 나 스스로가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만족도가 높아진다. 며칠 전에는 바쁜 일로 거의 열흘 동안 수면시간이 3-4시간 정도였다. 평소보다 잠이 부족하니 새벽 2시 3시를 넘길 때는 멍하고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이 저린 느낌까지 왔다. 그런데 이것저것 해야 할 일이 늘어나 일을 해도 줄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짜증까지 밀려왔다. 짜증을 내며 일을 하니까 일이 잘 됐을 리 없었다.

그 때 내가 한 일이 감사할 일을 다섯 가지 생각하는 것이다. 우선, 서울에 출장이 있어 1박2일 집을 비워야 해서 애들 걱정을 하자 친정엄마가 대구에서 달려와 준 것이 고마왔다. 바쁘다고 하니까 남편도 나서서 인쇄도 해오고 숙박할 곳 예약도 해주니 감사했다. 아이스커피를 타 주며 '엄마 힘내'라고 말하는 첫째 딸, 비록 공부 좀 안하고 말도 무뚝뚝하고 행동이 천방지축이라 못 마땅해 눈총도 보내지만 그 마음이 고맙다. 그러고 있는 사이에 짜증났던 마음이 누그러졌다. 감사할 것이 다섯 가지를 다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많다는 것을 깨닫고야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난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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