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위덕대학교 교수

지난 16일, 15세 중학생이 게임중독에 빠져 이를 막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살한 안타까운 뉴스를 보았다. 요즘 컴퓨터를 좀 한다는 아이들이 다루는 컴퓨터 사용능력은 정말 뛰어나다. 요즘 세상에 인터넷과 컴퓨터 사용능력이 뛰어나다는 건 재산이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만만치 않다.

부정적인 면 중 첫 번째는 아이들이 가장 쉽게 빠지는 컴퓨터 게임인데 대부분의 컴퓨터 게임은 적과 겨루어 이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공격적인 성향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중학생의 어머니 살해와 자살사건도 갑자기 분노가 치밀었을 때 순간적인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게임중독의 경우, 주위에서 게임을 못하게 했을 때 순간적으로 느끼는 좌절감과 공격성은 매우 크다.

두 번째로는 컴퓨터 게임이나 TV는 오래 해도 싫증나지 않기 때문에 점 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력한 매력을 지닌 컴퓨터게임은 "어디 한 번 실컷 해봐라"하고 질릴 때를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오히려 사용시간이 증가한다. 세 번째 문제점은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 친구랑 놀거나 상호작용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사회성발달이나 신체발달에 당연히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넷째는 자기중심적이며 대인관계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자신이 지시하는 대로 움직여지기 때문에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타인지향이고 배려하는 모습이 감소한다.

게임 중독 때문에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 대부분 어머니는 성장한 남자 아이가 자신의 힘으로는 더 이상 통제가 어렵다고 느껴지면 두렵기도 하고, 자식에게 온갖 욕설과 폭력까지 당하는 자신의 신세가 처량해서 혼자 울기도 많이 한다며 양육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컴퓨터 사용 습관은 어릴 때 잡아주는 것이 좋은데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는 혼자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동들은 시간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부모가 어떤 내용의 게임을 몇 시간씩 언제 하는지 등을 파악하여 적절하게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 과제를 한다고 안심할 수 없다. 컴퓨터를 아이 방에 놓아주기 보다는 거실에 두는 것이 자연스럽게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시간을 정해놓고 게임을 하며 시간은 30분 내외가 적당하다. 타이머나 알람기능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5분이나 10분 전에 곧 정해진 시간이 다 된 것을 아동에게 전해주어 게임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평소에 게임중독이 위험하다는 것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는 것이 필요한데 게임이 좋은 면도 있지만 적절하게 하지 않으면 많은 것을 앗아간다는 것을 알게한다.

컴퓨터는 이미 우리의 일상에 깊이 관여하고 있어 부모가 완전히 통제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사용습관을 바로 들이도록 하고 프로그램도 함께 선택해 주는 등의 노력을 한다면 나쁜 방향으로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우리 아이가 밥도 귀찮아하고 잠도 줄여가며 컴퓨터에 집착하고 게임을 못하게 할 때 조바심을 내며 불안해 한다면 '게임 중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게임중독이 의심이 가면 남의 눈이 무서워 감추거나 집에서 부모님만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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