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500m 금메달…한국에 소치올림픽 첫 메달 안겨

'빙속 여제' 이상화가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 대회 5일째인 11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올림픽 파크 내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플라워 세리머니 때 두 손을 높이 들고 있다. 연합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고 한국 선수단에 소치올림픽 첫 메달을 안겼다.

이상화는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대회에서 76초09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라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겨울올림픽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한 이상화는 이번에 올림픽 2연패의 금자탑까지 쌓았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남녀 전 종목을 통틀어 이상화가 처음이다.

이상화의 '금빛 역주'로 우리나라 선수단은 이번 대회 개막 나흘째 만에 첫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이상화는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우승할 때 세운 종전 올림픽 기록(74초75)을 12년 만에 0.05초 앞당기며 시상대 위에 우뚝 섰다.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은 2위 올가 팟쿨리나(러시아·75초06)보다 0.36초나 앞선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동메달은 마르곳 부르(네덜란드·75초48)가 가져갔다.

이상화는 1차 레이스에서 37초42의 기록으로 총 36명 중 가장 좋은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쳐 일찌감치 올림픽 2연패를 예감했다.

비록 지난해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작성한 세계 기록 36초36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금메달 꿈을 부풀리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올 시즌 월드컵 여자 500m 랭킹 8위인 미국의 브리트니 보와 마지막 18조의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이상화는 초반 100m도 10초33에 가장 먼저 통과하는 등 여유 있게 전체 1위에 올랐다.

앞서 16조에서 뛰어 아들레르 아레나 트랙 신기록을 세운 팟쿨리나(37초57)보다도 0.15초나 앞섰다.

게다가 이상화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던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부진해 이상화의 기를 살려줬다.

여자 500m 1,2차 합계 세계 기록(74초42)을 가진 예니 볼프(독일)는 이상화보다 0.51초나 뒤진 37초93으로 8위에 처졌고, 왕베이싱(중국·37초82)도 6위에 머물렀다.

이상화는 4년 전 밴쿠버에서 볼프(76초14)를 0.05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이상화가 2차 레이스에서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금메달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1차 레이스에서 두 명이 실격당해 34명이 나선 2차 레이스에서 이상화는 마지막 17조의 인코스를 배정받아 왕베이싱과 레이스를 펼쳤다.

이상화가 출발하기 전 1위는 2차 레이스를 37초49에 마친 팟쿨리나였다.

출발 총성과 함께 뛰어나간 이상화는 첫 100m 구간을 1차 레이스 때보다도 빠른 10초17에 지나면서 더욱 우승을 굳혀갔다. 이상화가 작년 마지막 세계신기록을 세울 때 100m 구간 기록은 10초09였다.

이후에도 흐트러짐 없이 무섭게 질주를 이어가며 금빛 레이스를 완성했다.

한편 이보라(동두천시청)는 1,2차 합계 77초75의 기록으로 20위에 올랐다.

김현영(한국체대)은 78초23으로 24위, 박승주(단국대)는 78초31로 26위에 각각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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