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옛 스승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코치의 지도를 받는 하뉴 유즈루(20)가 일본 피겨스케이팅 사상 최초로 올림픽 남자 싱글 정상에 섰다.

하뉴는 15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89.66점과 예술점수(PCS) 90.98점, 감점 2점 등 178.64점을 획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얻은 101.45점을 더해 280.09점을 기록한 하뉴는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에 빛나는 우승 후보 패트릭 챈(캐나다·275.62점)을 제치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항일 의병장의 후손으로 잘 알려진 한국계 선수 데니스 텐(카자흐스탄)이 255.10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일본 남자 싱글 선수가 올림픽 정상에 선 것은 하뉴가 처음이다.

다카하시 다이스케가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건 것이 일본 남자 피겨 선수 중 최고 성적이었다.

아울러 1994년 12월 7일생인 하뉴는 이날까지 만 19세 69일로 1948년 생모리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딕 버튼(미국·18세 202일)에 이어 66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 '금메달 갈증'에 시달리던 일본에 첫 금메달도 하뉴가 선사했다.

2010-2011시즌 시니어에 데뷔한 하뉴는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 3위,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4위 등 언제나 패트릭 챈보다 한두 걸음 뒤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챈을 제치고 첫 정상에 오르더니, 올림픽 시상대마저 정복하며 남자 피겨의 새로운 스타로 우뚝 섰다.

하뉴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는 기술점수(TES) 54.84점에 예술점수(PCS) 46.61점 등 무려 101.45점을 얻어 신채점방식 도입 이후 최초로 100점대를 돌파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나쁜 빙질 탓에 고전한 하뉴는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전날과 같은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첫 번째와 세 번째로 뛴 쿼드러플 살코와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 엉덩방아를 찧어 큰 감점을 받았고, 경기 후반부에는 3연속 콤비네이션 점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하뉴가 받은 프리스케이팅 점수(178.64점)는 챈이 지난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기록한 남자 싱글 역대 최고점(196.75점)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하뉴에게 미소를 지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고작 3.93점 뒤진 터라 충분히 역전할 수 있던 챈마저도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연발한 것이다.

연기 내내 실수를 거듭한 챈은 프리스케이팅에서 178.10점에 그쳐 역전의 기회를 날리고 은메달에 그쳤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