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네거리서 내남네거리 550m 구간 40여억 투입 조성

경주시 봉황로 문화의 거리에 설치된 가로등이 관리가 안돼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경주시가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봉황로 문화의 거리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오히려 도시미관을 해치는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경주시는 지난 2009년 12월 법원 네거리에서 내남네거리까지 550m 구간을 테마가 있는 거리로 조성키로 하고 사업비 40여억 원을 투입해 ‘봉황로 문화의 거리’를 만들었다.

시는 문화의 거리를 도심관광 거점으로 활용키 위해 도시가스관 매설, 노후 상수도관 및 우수관 교체, 전선과 각종 통신회선 지중화와 함께 도심 최초로 전주 14개를 철거하는 등 가로경관을 개선했다.

또한 LED 가로등과 토우항아리 모양의 화분, 수생식물을 담은 석조, 분수대, 음향시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설치해 고도 경주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거리로 조성했다.

하지만 문화의 거리는 그동안 흐른 시간에 비해 갤러리 등 입주한 문화공간이 손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해 인근의 여느 거리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주시 봉황로 문화의 거리에 설치된 가로등이 관리가 안돼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예산을 들여 조성한 문화의 거리가 오히려 썰렁하기까지 하면서 각종 시설물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첨성대 모양으로 측면에 LED조명을 넣어 야간경관을 연출토록 한 가로등의 경우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이 흉물로 변한 상태다.

전체 40여 개의 가로등 중 대부분은 도색이 보기 흉하게 벗겨져 흉측스러운 데다, 거미줄마저 뒤덮고 있어, 접근이 불편할 정도로 지저분한 상태로 관광도시 도심을 지키고 있다.

특히 절반이 넘는 가로등의 경우 차량 접촉사고로 파손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LED 조명을 감싸는 플라스틱 종류의 커버가 파손돼 날카로운 부분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어 안전사고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

경주시 봉황로 문화의 거리에 설치된 가로등이 관리가 안돼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가로등은 전선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가 하면 홍보물 고정 끈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아 보기 흉하게 방치돼 있는 등 문화의 거리 가로등이 오히려 도시미관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모(55·성동동)씨는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가로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오히려 예산을 낭비하는 꼴이 됐다”면서 “차량접촉으로 인한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가로등에 보호망을 설치하거나 위치를 변경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예산을 확보해 전체 가로등을 교체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새로 설치하는 가로등은 지역 주민들과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관리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시 봉황로 문화의 거리에 설치된 가로등이 관리가 안돼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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