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오전 10시, 세계의 눈이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로 집중됐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를 두고 세기의 담판을 가졌다. 이날 북·미 양국 정상의 입과 몸짓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역사적인 만남으로 지칭된 이날 회동이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가져다주리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회담을 두고 내·외신 언론과 국제 전문가들은 다양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양국 합의 결과가 예상외로 비핵화 로드맵이 빠져 있음에도 트럼프가 회담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래서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코앞에 바싹 다가왔다. 시민들 왕래가 잦은 주요 지점에는 어김없이 선거운동원들과 유세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운동원들은 유세 차량의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맞춰 신나는 율동을 곁들이며 자신들의 후보 지지를 호소한다. 공해에 가까운 선거운동이 시민들의 피해는 안중에도 없이 연일 밤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갈수록 팍팍해지는 삶을 살고 있는 상당수 시민은 무더운 날씨에 선거공해까지 겹치자 지방선거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게다가 경주의 발전과 미래를 결정해야 할 중요...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방선거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이슈에 묻혀 지방 이야기는 사라졌다. 전국 각지의 광역단체장 선거는 일찌감치 남북 평화무드를 앞세운 남북경협에 모든 초점이 맞춰졌고, 기초단체장 선거마저도 이 속으로 휩쓸려 가고 있다. 기껏해야 광역·기초의원 후보들이 동네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누구 하나 이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후보들은 밤잠도 설쳐가며 자신의 비전을 설파하지만 과거처럼 합동 유세장을 가득 메운 청중도 없고, 5일 장날을 찾아가 봐야 어르신들만 일부 있을 뿐 그야말로 그들만의 ...
지난달 중순 대구시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한 예산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그런데 간담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야당 의원이 현 정부가 지역의 인재 등용과 예산 배정에 차별을 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여당의원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면서 갑론을박 논란을 빚었다. 결국 여당 의원이 퇴장까지 하면서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여야 국회의원 모두 소중한 시간을 내 마련한 자리였는데 아쉬움을 더했다. 누구의 말이 맞나? 인재 등용은 지금도 지역 형평성에 맞게 골고루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 추진으로 한반도에 세계인들의 눈들이 쏠리고 있다. 6·25 종전 후 유일 체제로 전쟁준비에 전념해온 북한이 핵무기 개발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와 ‘세기의 담판’을 벌이고 있다. 세계의 시선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한반도 정국에 때로는 환희에 찬 모습으로, 때론 숨죽이며 바라보고 있다. 쏠리는 눈엔 마음이 담겨있다. 마음엔 각자의 ‘셈법’이 숨어 있다. 머리엔 성능 좋은 계산기가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행여, 들킬세라 철문을 채운다. 계산기가 시시각각 쏟아내는 결과물에 이해득실이 번쩍인다. 세계 유...
1945년 36년간의 일제강점기에서 해방의 기쁨을 누렸던 대한민국은 해방 직전 마련된 ‘미국 일반명령 제1호’에 의해 남과 북으로 분단됐다. 일반명령 제1호의 주 내용은 한반도 북위 38도 이북 지역은 소련이, 이남 지역은 미국이 통치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냉전시대 이데올로기 전쟁의 서막을 알린 것이었고, 불과 5년 뒤인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1953년 7월 27일 3년간의 전쟁은 멈췄지만 65년째 끝나지 않은 전쟁으로 남았다. 그런 대한민국이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무려 65년 ...
대구시와 경북도가 민선 7기 출범 첫 정기 인사를 앞두고 공무원들의 근무성적 평가가 한창이다. 기초자치단체도 비슷하다. 당사자들이 관심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직사회에서 평가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그 평가가 기록으로 남든, 말로 하든 조직사회를 움직이는 역할도 한다. 공직자도 예외는 아니다. 공직자의 근무성적 평정제도는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왕명을 출납하는 기관으로, 지금 청와대 비서실 역할을 했던 승정원이 기록한 승정일기에 그 내용이 나온다. 승정원 일기는 3200여 책으로 세계 최대의 분량이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
6·13지방선거 열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주요 정당 후보자 공천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지만 과열된 선거 분위기는 식을 줄 모르는 양상이다. 공천을 받은 후보와 그렇지 못한 후보 간의 시시비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는 사천이라고 비난하면서 줄줄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최대 9명의 예비후보가 거명됐던 경주시장 선거의 경우 선거일을 40여 일 남겨둔 현재 4~5명으로 압축됐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공천 결과를 두고 후유증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전개되기도 전에 상대 후보 흠...
한반도의 남과 북, 이념의 긴 터널을 지나니 사월의 봄 햇살이 쏟아졌다. 햇살은 생명이 움트는 대지와 임진강 비단 물결에 부딪혀 옥구슬처럼 눈부시게 부서지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내 온 세상이 환해졌다. 싱그러운 봄의 절정인 이날, 남과 북에서 이념의 큰 산맥들이 뚜벅뚜벅 판문점 통일의 집으로 걸어왔다. 마침내 ‘한라’와 ‘백두’가 만났다. 태백산맥과 묘향산맥도 하나로 연결됐다. 이념의 완충 구역, 비무장 지대 DMZ가 연결고리였다. 한반도 분단 이후 인간의 발걸음이 끊어진 비무장지대 자연의 아름다움은 최전방 철책사단에서 군 ...
지난 1967년 영일만 명사십리에 포항제철소를 짓기로 할 당시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겨우 150달러 수준의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다. 일제강점기 동안 풀뿌리까지 수탈당한 뒤 3년에 걸친 6·25전쟁으로 인해 남아있던 경제적 기반마저 폐허화 된 한국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원조 없이는 나라를 지탱할 수도 없었다. 그런 나라에서 고 박정희 대통령과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쇠를 만드는 것이 국가에 보답하는 것(제철보국)’이라는 일념 아래 목숨 걸고 포항종합제철을 지었다. 포항제철이 지어진 뒤 한국은 비약적인 발전을 ...
지난달 대구시청 별관에서 ‘유통업 상생 발전협의’가 열렸다. 대기업 유통업체의 지역기여도 진행 추이를 점검하고, 대·중소 유통 업체 간 상생협력을 통한 지역기여도 방안을 마련하는 자리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관계자들은 이 회의가 가시방석이지만 그래도 11년째 참석하고 있다. 이들 유통 업체의 최근 1년간 지역기여도는 지역 제품매입, 용역발주, 지역 업체 입점 등 대부분 분야에서 실적이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진작 중요한 지역 사회 환원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하반기에 문을 연 대구 신세계백화점. 최초...
천년고도 경주는 노천 박물관이라 일컬을 정도로 도시 곳곳에 다양한 역사문화유적지가 산재해 있다. 보문관광단지와 특급호텔 등 풍부한 관광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관광 1번지다. 하지만 최근 지진 등 자연재해와 패러다임 변화로 관광경기가 정체를 빚으면서 관광산업 현장에서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글로벌 체험교육과 관광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경주 화랑마을이 문을 열었다. 화랑마을은 ‘꽃보다 예쁜 남자’란 의미인 신라 화랑의 정신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조명해 청소년과 전 세계를 아우르는 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22일 국립 경북대에서 의미 있는 회의가 열렸다. 이형철 물리학과 교수가 수장인 제22대 경북대교수회가 마련한 1차 평의회다. 35명의 교수가 1시간 40분간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정권의 해바라기나 부역자 역할을 하진 않았는지, 진리 추구와 정의 구현의 마지막 보루인 교수이자 지식인으로서 제 역할을 했는지를 반성했다. 대학본부도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형철 의장은 “학교발전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권력에 빌붙지는 않았는지 돌아봤다”면서 “4대강 사업 등 무리한 정책으로 국가적 ...
깊은 우물에서 나오는 샘물은 생명수이다. 그 생명수에 의해 인간 공동체가 삶을 이어가고 있다. 예부터 좋은 우물은 집안의 보배요, 마을의 자랑거리였다.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룬 신라 김유신 장군은 전쟁에서 돌아오자마자, 집에도 들르지 못하고 곧바로 출정하게 됐다. 그래서 지나가는 길에서 수행 군졸에게 자기 집에 있는 제매정 우물물을 길어오게 해 마시면서 “제매정 물맛은 여전하구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처럼 우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영원한 향수이기도 하다. 그런 연유로 누구나 좋은 우물을 갖기를 원했고 우물 쟁탈전을 벌이기도 했다...
1960년대 말인지 1970년대 초인지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TV가 처음 나온 뒤 ‘여로’라는 드라마가 온 나라를 뒤흔들었다. 매일 저녁을 먹은 뒤 TV가 있는 집은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사랑방을 이뤘었던 기억이 있다. 필자 역시 방앗간 집 TV 앞에서 그 드라마를 봤었고, 어느 날 그 드라마에서 한·일합병 장면이 방영됐다. 초등 1학년 때쯤이어서 어떤 내용이었는지 정확한 기억이 없지만, 그 장면이 방영될 때 TV를 보던 모두가 만세를 불렀던 것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역사를 알게 된 후 그 당시의 ...
지난해 연말 흥미롭고 관심을 끌만 한 통계 하나가 나왔다. 대구경북흥사단이 대구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문화시민의식 수준을 조사한 결과였다. 조사 결과 응답자가 자기 자신을 평가하는 ‘자신 평가’는 78점이지만 응답자가 시민을 평가하는 ‘시민평가’는 64점으로 나타났다. 자신에 대한 평가가 시민에 대한 평가보다는 높게 나타나, 타인을 향한 평가에서는 인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시민의식 4대 실천 분야인 친절, 질서, 청결, 배려에서 분석 결과도 눈길을 끌었다. 자신 평가에서는 청결 81점, 배려 78점, 질서 78점, 친절...
보문관광단지는 천년고도 경주의 대표 관광지다. 넓은 보문호를 배경으로 다양한 편의시설과 호반을 따라 조성된 아름다운 산책길에는 사시사철 관광객들로 붐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가뭄으로 물이 줄어들면서 바닥을 드러내는 면적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30%를 밑도는 최악의 저수량으로 인해 시민들과 관광객의 사랑을 받아 온 유람선과 오리배도 운항을 멈춘 지 오래다. 보문호에 관광용수를 공급하는 인근의 덕동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랜 가뭄으로 보문호에 물을 보탤 여력이 없는 것이다. 보문호가 마르면 관광과 휴식을...
겨울 실비가 내리는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Edinburgh)는 한 폭의 중세 유럽 도시 풍경 그 자체였다. 햇빛이 구름을 통과하지 못해 낮은 음영이 짙게 깔린 에든버러는 우수에 젖어들기보다는 가슴 깊은 곳에서 울리는 소리 없는 탄성으로 감동케 했다. 일 년 내내 비가 자주 내려 햇빛을 보지 못하는 날이 많은 척박한 기후에도 고딕양식 건축물이 줄지어 서 있는 에든버러는 수많은 관광객의 발걸음으로 도시가 분주했다. 에든버러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가장 스코틀랜드다운 곳, ‘로얄 마일’(Royal Mile)이다. 에든버러성에서 홀리...
1988년 3월 어느 날 필자가 해군 소위로 타던 고속정이 고장을 일으켜 인천에 있던 함대사령부 정비창에 배를 맡긴 뒤 다른 고속정에 올라 기지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이른 새벽부터 고장 난 고속정을 몰고 무려 7시간 가까이 이동한 후 돌아오던 터라 피곤함이 몰려와 침실에서 잠시 눈을 붙였으나 매캐한 냄새에 눈을 떴다. 침실 내에 누군가가 켜놓았던 전기난로가 넘어지면서 고무로 된 슬리퍼에 불이 옮겨붙은 것이었다. 화재를 예감한 필자는 얼른 침상에서 일어나 모포를 들고 전기난로 플러그를 뺀 뒤 슬리퍼 위에 모포를 덮어 불을 껐다....
6·13지방선거를 향해 후보들이 얼굴 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단체장과 교육감은 물론 지방의원 예비출마자에 이르기까지 너도나도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동분서주한다. 도민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차기 경북도지사로 누구를 뽑느냐 하는 일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 그 사람이 그 사람 같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닌 듯하다. ‘도지사 후보자 중 누가 대통령감이 될 수 있느냐’를 판단하면 된다. 얼마나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느냐를 잣대로 보면 된다. 김관용 도지사는 경북도지사나 대구시장은 대권 도전을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