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의 동쪽은 빨간색으로 물들었고, 서쪽은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가 더욱 심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은 192석을 얻었고, 집권 여당은 10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형성된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계속 이어지게 되었다. 들썩이던 선거가 끝나고 나니, 덜컹거리는 양당정치가 마중을 나온 모양새다.선거전의 열기는 아직도 식지 않았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선거는 본질적으로 인간의 가장 뜨거운 욕구인 권력의 쟁취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곳저곳 봄기운이 완연하다. 각양각색의 꽃들이 세상을 수놓았다. 하얀 매화와 목련, 노란 산수유와 개나리, 분홍 진달래와 벚꽃이 연둣빛 잎과 어우러져 봄을 봄답게 만들고 있다. 길을 거닐다 꽃을 보고 있노라면 그 싱그러움과 맑은 향기에 흠뻑 취하기도 한다. 꽃을 마주하는 우리의 눈은 신이 나고 입가엔 미소가 번진다.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게 아니라, 꽃이 피니 봄이 왔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세상에 기쁨을 주는 이 봄날의 꽃들은 어떻게 그 춥디추운 겨울을 보냈을까? 생각할수록 신기하고 대견스럽다. 그렇다. 꽃들이 세상에 나오기
지난 주말 2024 서울마라톤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3만8천 명의 러너들이 열기를 내뿜으며 도심 속 레이스를 한껏 펼쳤다. 필자 또한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 동문까지 이어지는 42.195km 풀코스에 호기롭게 도전했다. 그리고 2시간 57분 17초에 완주하여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꿈의 기록이라 할 수 있는 서브3(3시간 내 풀코스 완주)를 달성했다.요즘 국내 마라톤 인기가 한층 높아졌다. 운동장 트랙뿐만 아니라, 강변과 공원 등에서 혼자 또는 무리 지어 달리는 광경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마라톤 인구
겨울을 건너 반가운 봄이 찾아왔다. 새 생명을 품은 봄의 기운이 일상의 활력과 기쁨을 더해준다. 연둣빛 새싹이 세상에 고개를 내밀 땐 설렘이 번진다. 여기에 새학기를 맞아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흐뭇해지기까지 한다. 생동감이 넘치는 봄은 행복(幸福)을 만끽하기 참 좋은 계절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현실을 냉정히 평가해 보면, 이 완연한 봄날에도 행복은 저 멀리 떨어져 있는 것만 같다.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작년 ‘국제 행복의 날’에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
올해도 설 명절을 보내기 위해 국민의 절반 이상이 민족 대이동에 동참하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귀성길의 정체를 감내하며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으로 향했다. 한국인에게 고향은 험난한 객지(客地)에서 마주한 설움과 시름을 달래주는 부모의 따뜻한 품과 같다. 고향이 우리의 지친 마음을 포근하게 채워주듯, 지방 역시 저성장에 신음하고 있는 국가를 일으켜 줄 때가 왔다.대한민국은 현재 중앙집권형 국가 시스템의 늪에 빠져있다. 권위주의 산업화시대를 거치며 국가 발전을 이끌었던 수도권 집중화 정책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 기형적인 불균형 문제를
늘 그래 왔듯 시끄럽고 요란하다. 선거철만 되면 정당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이내 사라진다. 이번 제22대 총선을 앞두고도 정치권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난립한 신당들은 이름을 채 외우기도 전에 합당을 추진하고 있다. 납득하기 어려운 정당의 초고속 탄생과 이질적 결합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의 심정을 이 신생 정당들은 알기나 할까? 아마도 모를 것이다.신당의 창당과 연대의 명분은 제법 훌륭하다. 무능하고 낡은 양당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고, 국민을 위한 미래 지향적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한다. 진영정치의 울타리를 넘어
1월엔 모두가 복(福)을 기원하며, 저마다의 소망을 품는다. 올 한해 잘 살아내겠다는 다짐과 야무진 계획도 세운다. 기대와 설렘으로 시작하는 첫 달이어서 냉소보다는 희망이 넘쳐난다. 하지만 우리의 정치는 서로가 덕담을 나누며 웃음꽃이 피는 1월에도 웃지 못한다. 대화와 타협보다는 극한 대립과 갈등의 행태를 변함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딱하고 안타깝다.신년 벽두부터 발생한 제1야당 대표 피습 사건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오염된 진영정치와 혐오 정치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정부·여당과 4야당은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