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국보급 보물 0개…종합적 보존·정비 계획 마련해야"

주제 강연에 나선 강용철 향토문화보존위원회 자문위원이 환수 대상 목록을 직접 설명하며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김범진기자

강용철 향토문화보존연구회 자문위원은 23일 상주 태평성대 경상감영공원(상산관)에서 열린 2023 경북포럼 ‘지역 비전 프로젝트-이문제 이렇게’ - ‘문화재의 가치 제고와 효율적 관리 방안’ 상주지역 토론회 주제 강연에서 문화유산의 효율적 보존·관리를 통한 상주의 정체성 확립과 위상 제고를 제안했다.

강용철 자문위원은 “최근 우리나라 일부 유산이 유네스코에 등재될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역사를 담은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계승하는 것은 민족정신을 정진시키고 그 지역의 역사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2000년 고도 상주는 웅주다운 전통의 전래문화를 계승해 왔고, 때로는 창출해온 고장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토의 요충지로서 크고 작은 병화가 잇달아 문화재의 훼손이 극심했다고 토로하며, “전통적으로 농업 중심의 안정된 삶과 근대 산업화를 거치며 3~4차 산업에 능동적으로 대처 못 한 탓에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 부족과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고 지나온 발자취를 설명했다.

또 같은 문화권인 경주·안동·고령 지역 등은 얄미울 정도로 잘 보존된 문화유산을 통해 지역 발전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는 현실이 부럽기도 하다며, “자조(自嘲)적이고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과거의 성찰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해 문화유산을 굴뚝 없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나가자”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와 경북·상주의 문화재를 소개하며, 우리나라 국보 346점 중 경상북도에 있는 56점(경주 29점·문경 2점·의성 1점·김천 1점·예천 1점·안동 5점·영주 5점) 중 인근 시군과 달리 국보급 보물이 없는 상주시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상주시 문화재 보존관리 측면에서도 체계적 발굴과 관리를 위한 전문가(2명) 부족과 1조가 넘는 예산 중 문화재 보존관리 예산(226억 원)이 1.4%에 불과한 점, 매년 문화재 보수 민원 급증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현재 문화재 지정 추진 중인 4점, 문화재 관리 전환 추진 중인 1점, 환수 대상 문화재 448점 등을 설명하며 앞으로 우리 앞에 놓인 숙제를 나열했다.

그는 “혹자는 상주의 오랜 역사에 걸맞지 않게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재가 거의 없다는 자조적 이야기를 하곤 하지만, 빼앗기고 다른 곳에 소장된 우리 것을 찾고자 하는 노력은 우리가 스스로 해야 한다”고 자주적 필요성을 중요시했다.

앞으로의 문화재 효율적 관리 방향에 대해 △‘상주 문화유적 분포지도’ 재작성을 통한 체계적인 정비 근거 마련 △문화재별 보존관리 주체 지정으로 시민의 관심·인식 제고 △‘상주 문화재단’ 설립으로 전문적인 관리와 경쟁력 확보 △상주 문화재의 환수로 애착심과 자긍심 고취 등을 제안하며 2000년을 지켜온 상주인의 심오한 애향 정신의 발현을 꿈꿨다.

강용철 자문위원은 “문화유적은 보존만 한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과 순응하며 만들어진 유적이기에 인간과 함께 호흡하기를 원한다”며 “그 혼에 담긴 염원이 거룩할수록 문화유적은 무궁하게 칭송되며 세상에 전해지게 된다”고 문화재의 소견을 피력했다. 이어 “뒤늦었다는 아쉬움보다 훼손되지 않고 그 위치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종합적인 보존·정비 계획 마련과 지금부터의 행동이 미래 성공의 척도다”고 주제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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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진 기자
김범진 기자 goldf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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