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산업 유치보다 문화지수 파악 우선…문예회관 건립 필수"

2023 경북포럼‘지역 비전 프로젝트 - 이문제 이렇게’ 영천지역 토론회 참석자들이 포럼을 마치고 영천문화예술회관 건립을 결의하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 경북포럼 ‘지역 비전 프로젝트-이문제 이렇게’ 영천지역 전문가 토론회가 24일 오후 한국폴리텍 로봇캠퍼스 본관 회의실(2층)에서 열렸다.

이날 김건표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가 ‘영천문화예술회관이 시민의 문화적 욕구와 삶의 질 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문화를 통한 삶의 질 향상에 대해 강연했다.

이어 조규창 경북포럼 영천지역위원장을 좌장으로 김창로 영천시청 시민회관운영담당, 김춘도 한국예총 영천시지부장, 하경원 한국연극협회 영천시지부장이 패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좌장을 맡은 조규창 영천지역위원장은 “영천문화예술회관 건립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복지 수준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복합문화공간 조성 및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기반시설을 마련해 영천만의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문화예술자원 확보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건표 대경대학교 교수
◇주제강연 - 김건표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교수는 ‘영천시 지역산업과 타 지자체 문화 활성화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한 주제 발표에서 K-컬처 글로벌 전성시대에 영천시가 문화향유를 할 수 있는 공연장, 문화예술회관이 없다는 것은 문화강국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의 문화기조도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보편적 문화복지 실현’을 국정과제로 삼아 국민 모두에게 공정한 문화접근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기초예술과 타 산업과의 융합 확대 △예술창작 발표 및 유통 플랫폼 강화 △관광을 통한 일과 가정의 양립 사회 실현 △관광을 통한 지역가치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으로 대한민국을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위한 공정한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4차 혁명의 시대에 문화예술회관은 필수인 시대로 지자체의 경쟁력은 문화에서 비롯된다는 인식으로 전국 지자체별로 공연과 문화중심의 아트센트가 장르별로 극장 건립이 세분화 되고 있는 추세이다.

대한민국의 세계문화강국 진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며 문화가 지역과 국가의 산업과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효자 상품이 되고 있는 시대이다.

이러한 바탕에는 1978년 ‘세종문화회관’건립을 시작으로 1980년대 국민들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자체별로 문화예술회관 건립 붐이 일었다.

이를 계기로 극장건립과 지자체 문화재단 출범은 순수예술과 공연예술을 활성화 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이와 동시에 전국 문화예술회관 및 문화회관 건립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에서 영천 시민들의 문화예술회관 건립 촉구는 늦었으면서도 당연한 시민권리의 요구사항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전국문화예술회관 운영현황 조사결과에 따라 당시 영천시는 경북 도내 10개 시 가운데 문예(문화)회관이 없는 3개 도시에 포함되면서 건립 필요성이 시작됐지만 현재는 문화예술회관이 없는 유일한 시가 됐다.

민선 7·8기 최기문 영천시장도 공약으로 문화예술회관 필요성을 인식하고 시민들의 문화예술 욕구 충족과 수준 높은 문화공연 및 전시 개최로 시민들이 만족하는 문화생활을 보장하고 문화예술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수준 높은 문화시설 필요하다며 건립을 추진하면서도 여전히 윤곽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영천 시민회관은 일자형 무대로 노후화 및 공간구조로 질적인 공연을 할 수 없어 공연장보다는 행사장에 가까운 역할을 하는 것이 영천의 현주소이다.

영천에는 문인·미술·음악·연극협회 등 16개 단체 1235명의 지역 예술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역이면서도 지역예술가를 육성 할 수 없는 극장구조문제, 다양한 문화공연장의 부족으로 청소년들은 대구 등 대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을 뼈아프게 생각해야 한다.

또 지역예술가들은 공연장 협소로 인해 사업 지원조차 못하는 실정에 놓여있다는 영천시의 현실에서 문화예술회관 건립은 선택이 아니며 필수 인 시대인 것이다.

인구 5만의 예천군과 의성군도 문예회관 건립을 통해 해외공연, 국내 대표 뮤지컬, 연주회,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를 유치해 문화 향유를 통한 지역민들의 삶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있어 모범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영천 인구의 절반 밖에 안되고 산업기반시설도 미진한 이 두 지역이 문화 확산을 필수로 판단하고 대대적으로 실천하는 문화보급 정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문화 소비 확산과 다양한 공연장 건립과 확대, 문화예술회관 건립은 지자체 예산으로 이어져 낭비라는 인식, 경제효과를 창출할 수 없는 불모지대 같은 착오는 문화를 정량적 지표로 정책을 판단해 피곤한 분야로 인식하는 현상은 시대적 착오이다.

또 영천시와 인구가 비슷한 유교의 고장 경남 밀양시의 경우 2011년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양아리랑아트센터를 개관해 지역 문화·예술의 부흥에 시너지 효과를 내며 공연예술의 중심도시로 성장했다.

문화 불모지였던 밀양시는 도시 전체를 전통과 현대 문화생태계로 연결하는 정책으로 공연예술축제 활성화, 밀양대아리랑축제, 전국 예술가들이 몰려오는 연극축제환경 조성, 폐교를 활용한 공연예술 환경조성 등으로 변화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자체의 문화공연장을 단순히 경제적인 창출로 오인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여하는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자본의 수치로 환산하는 것은 시대적인 착오라 할 수 있다. 문화는 드러나지 않는 시민의 가슴으로 이어지는 삶의 행복이며 원동력이다.

유동인구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할 수 없는 문화구조와 생태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은 현실에서 안정적인 지역 산업을 견인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방향은 성공을 예측하기 힘들 것이다.

지자체의 환경은 지역산업을 유치하기 이전에 지자체의 문화지수를 파악해야 하고 공연문화 소비를 확산해야 한다.

역설적으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없는 지역에 귀농하고, 정착하며 노동의 시간을 보내려고 하겠는가? 출산율 증가 핵심은 행복지수이다. 영유아들의 정서적인 발달을 위해 문화, 공연체험, 교육은 필수인 시대이다.

영천시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유치할 수 있는 기초가 되는 ‘문화예술회관’이 없는 현상을 납득할 만한 시민은 없을 것이다.

K컬쳐의 시대, 윤석열 정부의 문화정책과 보급을 제외하고라도 가장 기초적인 지역 공연장이 없다는 오명은 그 어떤 것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자체의 경쟁력은 공연문화 자부심으로 이어진다. 삶의 지수를 높여주는 정책이다. 그 첫 번째가 공연장 건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의회의 반대도 이해가 되면서도 예비타당성 검토를 위한 예산 삭감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문화예술회관이 없는 영천시의 시민회관은 공연장의 기능을 할 수 없는 노후화된 행사장에 불과하다.

시민회관은 시민들과 상시로 소통하는 공간, 시민들 대관 행사 위주로 활용돼야 하며 문화예술회관은 전문공연장으로 기능을 갖추어야 하는 이유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문화재단과 전문공연장도 없는 영천시가 인구소멸도시, 문화 기피 도시, 젊은이들이 떠나고 싶은 도시는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고양시, 부천시의 전문공연장 건립 노하우를 배우고 영천시의 형편에 맞게 새롭게 ‘영천문화예술회관(아트센터)’을 개관돼야 미래가 있을 것이다.

귀농 인구에 영천시의 미래를 거는 무모함보다는 각종 악재를 딛고 결국은 10년 후를 내다보고 부천아트센터를 개관한 부천시의 끈질긴 집념과 시민들의 지지와 성원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전국 지자체의 분위기 변화 속에서 영천 시는 조속히 △건립 예비타당성 조사 △공연예술축제 활성화(폐교활용) △문화예술회관 건립 △영천문화재단 출범 △지역예술인 및 단체들과의 소통강화 및 협력이 돼야 시민이 행복한 도시, 영천시가 될 수 있으며 그 중심에는 공연장 환경은 필수일 것이다.





◇패널토론

김춘도 한국예총 영천시지회장
△김춘도 한국예총 영천지회장는 예술가는 삶을 창작하고, 우리는 그 삶을 향유한다. 문화예술의 향유는 곧 삶의 행복도와 만족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정신적, 정서적 복지가 매우 중요하다.

더 나아가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 권리이고 국가의 의무로 규정돼 있다.

이러한 문화예술 향유권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창작자와 향유자가 모두의 권익과 환경이 제도적으로 보호 및 보장돼야 한다.

좋은 환경과 복지가 가능해야 양질의 작품이 창작이 되고 그 작품은 풍요로운 삶을 위한 문화 향유의 매개체가 된다.

또 우리는 문화예술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며 공동체의 가치를 만들어 나가므로 문화예술 향유는 공동체의 미래를 만드는 권리이다.

한국예술문화정책연구원이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각종 문화행사 및 문화정책에 대한 관심도, 소통량 등 문화예술지수 조사에서 영천은 175위를 차지했다. 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우리 시민들의 문화예술복지는 전국에서 하위 그룹 20%에 속해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시민 문화예술복지 수준의 질적 향상 도모를 위해 대책을 세우고 복합문화공간조성을 현실화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영천은 예술인들이 자신들의 예술세계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그 결과물을 발표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실정이다.

아무리 우수한 작품이 창작돼 있고 시민들이 향유를 갈망하지만 그 작품을 접할 수 없다면 그 보다 더 큰 실망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문화예술은 공연장, 전시장, 스크린 속에서 표현되는 완성된 작품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예술은 예술가와 향유자를 연결하고 그 연결이 사회와 사회, 시대와 시대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지금은 서로의 차이를 발견할 때가 아니라 서로 같은 선상에 존재하는 관계라는 것을 알아야 할 때이다.

영천문화예술회관이 시민의 문화적 욕구 충족만족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장이 돼야 한다.

하경원 한국연극협회 영천시지부장
△하경원 한국연극협회 영천시지부장은 2022년 기준 전국에 1시·군·구 1문예회관 건립원칙에 따라 267개의 공연장이 있다.

문화예술회관은 그 지역문화 정책의 기본이고 핵심인 만큼 문화예술의 공간적 상징으로 지역공연 예술발전에 있어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 주민의 문화 향수와 창조적 참여형 예술 활동에 중요한 근거지로써 다양한 공연·전시를 통해 문화자원의 지역 격차를 줄이고 있다.

경북도 인구정책 뮤지컬로 10여 년 간 23개 시·군을 순회공연하면서 늘 가졌던 아쉬움은 우리 영천에 문화예술회관이 없다는 것이다.

영천의 시민회관은 강연장이지 공연장이 아니기 때문에 평면적인 공연만이 가능해 연극과 뮤지컬 등 공연에는 입체적인 연출이 불가능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회관은 연간 100회가 넘는 공연과 7만여명이 넘는 관람객 수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전국 문예회관의 평균 공연 수와 이용객 수를 훨씬 웃돌고 있다.

공연, 전시, 영화의 관람 빈도가 높을수록, 문화 관람과 문화 참여 희망이 있는 경우 문화예술회관 수요가 더 높게 나타난다.

여가시설과 문화 여가의 여건이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시민들은 더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공연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

또 지역에서 극단을 운영하는 기획자로서, 연극인들을 포함해 80%의 시민들이 문화예술회관 건립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작든 크든 전문 예술 공연장이 단 한 곳도 없는 도시가 문화도시 영천의 현주소이다.

문화시설은 지역발전의 상징이며 지역 이미지를 형성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지역발전의 거점이 될 수 있다.

특히 미래세대 글로벌경쟁력은 문화 경험이다.

캣츠,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미스사이공 세계 4대 뮤지컬을 영천에서 볼 수 있다면 시민들과 아이들은 보는 만큼 알고 아는 만큼 꿈을 꿀 수 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영천문화예술회관 건립 지금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지역예술인으로서의 견해를 밝혔다.

김창로 영천시청 시민회관운영담당
△김창로 영천시청 시민회관운영담당은 먼저 문화는 인간 의식주를 제외한 가장 큰 존재 가치이다.

생활수준 향상으로 문화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지고 있는 이때, 현대의 문화예술회관은 시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서 공연, 전시, 예술 교육 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티를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그래서 최근 지자체들은 문예회관 중심의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있고 시민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 또한 문화생활 향유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도내에서 건립예정지를 포함해 영천시가 유일하게 문예회관이 없다는 점은 시민들의 애향심과 연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지금도 자질 있는 예술인들이 설 자리가 없어 타 시도로 나가는 것을 볼 때 안타깝다.

또 시민들의 문화수준 향상으로 대형 오페라나 뮤지컬, 발레 등의 공연 문의에도 시민회관 여건상 공연을 유치 못하는 게 현실이다.

영천시에서 유일하게 공연장으로 등록된 시설인 시민회관은 30년이 넘는 낙후되고 구조적인 문제로 무대시설을 새롭게 확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뮤지컬이나 오페라, 콘서트 등 대형 공연은 협소한 무대 공간과 안정상의 문제로 공연 유치를 엄두도 못 낸다.

우리도 타 지역의 다목적 공연장을 건립할 경우 대형 공연 유치는 물론 10년 후 지금의 초등학생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 해 지역 문화의 위상을 높이는 주축이 될 것이다.

특히 최근 K-POP 등 K문화 산업이 우리나라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듯이 문예회관으로 인한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 또한 클 것이다.

문예회관 공연, 전시를 연계한 숙박시설, 먹거리, 관광사업은 현재 다른 지자체들이 추구하는 미래 사업이다.

영천도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통해 지역 예술단 활성화와 문화관련 일자리 확충은 물론 인구절벽의 시대에 지역 인구감소를 막을 대책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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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석 기자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영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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