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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위기 시골학교, 알찬 교육으로 '명품학교' 거듭 나
폐교 위기 시골학교, 알찬 교육으로 '명품학교' 거듭 나
  • 류상현기자
  • 승인 2011년 01월 10일 00시 18분
  • 지면게재일 2011년 01월 10일 월요일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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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주 내서중학교
지난 2007년 전교생이 14명으로 폐교대상이었던 상주시 내서중학교가 독서교육, 다양한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에서 전학가고 싶은 학교로 변신하고 있다.

▨학력 향상보다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승부

상주시 내서면 낙서리의 내서중학교. 상주시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걸리는 시골에 있는 이 학교는 지난 2007년 전교생이 14명으로 폐교대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43명으로 3배나 불었다.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자녀 교육 때문에' 시골에서 도시로, 작은 도시에서 큰 도시로,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사를 가고 진학을 한다. 하지만 이 학교는 반대다. 상주 시내뿐 아니라 전국의 학교들에서 이곳으로 전학을 온다.

이 학교 장상동 교사는 "이제 더 이상 학생들이 안 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 이유는 현재의 학생 수가 가장 이상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학교 교사들은 지난 2005년 학생수가 15명으로 떨어지면서 교육청의 폐교 대상 학교로 지정되자 학부모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내서면에 중학교 1개는 있어야 한다"는 데 서로 공감했다.

이후 교사들이 맨 먼저 나선 것이 교사간의 '소통'이었다. 그래서 회의 방식부터 원탁회의로 바꿨다. 과거에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자리에 바로 앉는 일방향이었다면 이제는 원탁회의를 통해 항상 서로 바라보면서 모든 얘기를 나누자는 것이었다. 이같은 회의를 하다보니 독서교육 활성화, 다른 학교에 없는 프로그램 도입, 동아리 활동 활성화 등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교사들은 교사간의 소통뿐 아니라 학부모와의 소통을 위해 한 학기에 한 번씩 '찾아가는 학부모의 날'을 만들어 특색있는 프로그램, 고입 전형 결과 등을 소개했다. 환경, 통일, 인권, 성교육, 민속놀이 등 특색 있는 프로그램도 새로 만들었다. 진로탐색 프로그램도 도입해 농부, 환경전문가, 문학인, 약사 등 각종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초청, 강의를 하도록 하고 있다. 환경 및 생명의 소중함을 알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1평 씩의 땅을 나눠줘 직접 식물을 심고 재배하도록 하기도 했다.

이 학교가 가장 자랑하는 것은 방과후 교육과정과 동아리 활동. 방과후 프로그램으로는 밴드, 주제학습반, 목공반, 도예반, 클래식기타반 등이 있는데 강사는 모두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이나 특정 분야 전문 지식을 가진 학부모들이다. 또 동아리 활동으로는 밴드반, 영화토론반, UCC제작반, 클래식기타반, 만화반, 댄스반 등이 있다. 이 학교 상당 수의 학생들이 바로 이같은 활동을 보고 전학을 온 학생들이다.

정성천 교장

이 학교는 이 외에도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감골제(학교 축제)를 열고, 사제동행의 날을 만들어 학생과 교사가 수시로 윷놀이나 영화감상 등을 함께 한다. 인근학교와 통합 체육대회도 개최한다. 그래서 이 학교는 항상 떠들썩하다.

학생수가 줄어 맥 빠진 학교에서 갑자기 활기 있는 학교로 변신한 지 3년이 지나자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갑자기 11명이나 불어 25명으로 됐고, 2009년 32명, 지난 해 3월 37명, 현재 43명이다. 올 새학기에는 5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학교의 특징은 전교조 교사들이 많다는 것. 8명의 교사 중 6명이 전교조 소속이다. 학교를 활기있게 하는 프로그램들의 성격도 다른 학교와 달리 학력 향상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통일·환경·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점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학교 학생들의 학력이 낮은 것도 아니다. 장 교사는 "학교 학력은 상주시 전체 평균보다 높다"고 말했다.

▨학교와 지역이 한 마음

내서중의 경우는 학교 교사들이 먼저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영천의 청통중, 칠곡의 신동중, 청도의 매전중 등은 교장과 교사들의 열의에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살아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청통중(교장 문태수)은 사이버가정학습 강화, 또래 맨토링(친구끼리 가르치기), 꿈찾기(명문고교 방문, 성공한 CEO와의 만남 등), 학교 밖 교과 교육(천문대, 갯벌, 문화재 탐방 등) 등으로 학교를 활기있게 가꾸고 있다.

그러나 이 학교를 현재의 학교로 바꾼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그램이다. 학교시설을 개방해 주민들이 이용하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고 교장이 수시로 기관·단체와 기업체 등을 찾아가 지원과 협조를 요청하고 MOU를 체결했다. 이렇게 이 학교에는 산업체에서의 장학금이 잇따라 전교생의 50%가 장학금을 받고 다닌다. 신동중 역시 교장의 열의에 지역사회가 호응해 학교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경우다. 이 학교 역시 신동앙상블 및 학생 4H반 운영, 관현악반, 생활체육반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체험활동을 전개하고 여러가지 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학교의 이성호 교장은 지난 해 3월 교장으로 부임 후 지역의 기관·단체들을 찾아가 장학금 기탁을 요청했다. 결과 2009년 230만원이던 외부 장학금은 지난 해 1천420만원을 껑충 뛰었다. 교장이 열의가 있으면 지역사회도 기꺼어 도와 줄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작은 학교이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그램 가능"

내서중 정성천 교장

-다른 학교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우리 학교는 공부를 많이 시키는 학교가 아니다.

방과후 학교와 봉사활동, 특기적성교육, 독서교육, 동아리 활동 등을 강화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 오면 악기 1개, 운동 한 가지는 제대로 할 줄 안다. 작은 학교는 학생들이 교사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는다. 우리 학교도 가족같다. 아이들이 결석하면 교장인 나도 바로 안다. 12월이 되면 교사들과 학교 홍보를 위해 상주시내 등을 돌아다닌다. 이 학교는 전교조 교사가 많지만 어느 학교보다 교사들의 열정이 뛰어나다고 자부한다."

-부임 후 어디에 중점을 두었나?

"2009년 이 학교에 오니 과학실, 가사실 등 학교 시설 곳곳이 허물어지고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폐교될까 싶어 투자를 미뤄왔던 것이다. 교육청의 지원을 얻어 대대적으로 개선에 들어갔다. 시설개선과 함께 교사들이 적극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모두 활기있게 운영하도록 했다. 이것이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는 아주 부러웠던 모양이다. 우리 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고 전학오는 학생들이 많다. 다양하고 살아있는 프로그램이 이 학교를 살린 것이다. 작은 학교이기 때문에 큰 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온갖 프로그램이 가능하다."

-전교조 교사들이 많기 때문에 학교 운영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는가.

"이념 교육에 치우친 프로그램이 많이 진행되면서 가끔씩 갈등이 있기도 한다. 하지만 서로 일정부분을 인정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 학교는 전교조 교사들이 정말로 열심히 해서 살린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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