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입구를 지나다 보면 크고 작은 돌들을 탑처럼 쌓아놓은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산의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한 일종의 샤머니즘 관습인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기분을 참 묘하게 만든다. 그냥 가자니, 남들이 다 비는 복을 나만 지나치는 것 같아 아쉽다. 그렇다고 돌을 올리기엔 위험부담이 크다. 수많은 돌이 쌓여 있다 보니, 맨 위에는 아주 작은 돌이 간신히 올라가 있기 때문이다. 성공하면 기분 좋은 등산이 되겠지만, 잘못해서 탑을 자극해 와르르 무너뜨리기라도 하면 낭패다. 행운은커녕 불운을 가져오나 싶어 기분이
원시 미술의 기원인 고대의 동굴벽화에는 실제 동물의 형상을 묘사한 사실적인 기호, 기하학 문양의 추상적인 기호와 같은 두 가지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림 언어는 자체로 독립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사냥이 잘 되기를 기원하거나 생존을 위한 의식과 정보 전달의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 이러한 기호를 조합하여 그림부호 체계를 간소화하면서 초기적 문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선사시대 이래로 동굴이나 바위에 그려졌거나 새겨진 그림 언어는 문자 이전의 제작물이라 정확히 해석할 수 있는 근거자료나 기호체계가 없어서 다양한 연구의 이견이 나
사례: 환자 乙이 좌측 중대뇌동맥에 있는 거대뇌동맥류 파열로 뇌출혈이 발생하여 응급실로 내원, 甲병원 의료진은 乙에게 3차에 걸친 뇌 CT 촬영, 뇌혈관조영술, 뇌실외배액술 등을 시행한 다음, 출혈 추정 시점으로부터 약 7시간, 응급실 내원 시점으로부터 약 5시간이 지난 후 개두술로 혈종제거와 중대뇌동맥 폐색술을 시행하였으나 乙 사망.판단: 내원 당시 乙 상태가 이미 뇌지주막하출혈 환자에 대한 대표적 평가 방법인 헌트 앤 헤스 등급(Hunt & Hess grade) 분류상 IV 등급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경우 의료진은 乙의 임상
1월 13일 대만은 개방과 자유민주주의 삶을 선택했다.1월 15일 미국은 ‘돌아온 장고’ 영화가 정치 실화가 되고 있다.인도 이민자의 딸 니키 헤일리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자를 주목한다.대만의 선택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백일이 되기 전 아버지를 잃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민진당 라이칭거 당선인은 합리적인 자유민주주의 옹호자로 알려졌다. 기존의 대만 총통(대통령)들은 대부분 법대 출신이었는데, 비법대 의사 출신으로, 타이난시 시장, 행정원 수장, 부총통의 과정을 거쳐 총통으로 당선되었다. 친중파인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는
다가오는 4·10 총선에서 새로 선출될 국회의원들이 역대 최악의 국회였다는 평가를 받는 21대 국회보다 더 나은 의정활동을 할 수 있을까. 지난 국회는 막말과 무능과 저질의 국회상을 보여준 대표적 저급국회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여야 간 총선후보 공천작업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기류는 친윤과 친명 계열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친윤이라면 한마디로 대통령의 사람들이라고 할 수가 있고 친명은 말 그대로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해 호위무사로 나설 사람들을 지칭한
지난해 9월, 아직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위증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의뢰인의 사건을 담당하게 되었다. 사건을 함께 담당하는 변호사님과 의뢰인을 만나기 위해 서울구치소를 방문했다. 유리로 된 작은 방에서 서로 마주 앉았다. 너무 힘겨워 보여 첫마디를 꺼내기가 어려웠다. 시니어 변호사님이 먼저 어렵게 한 마디를 건넸다.“뭐 필요한 거 있어요?” “시원한 물이 먹고 싶어요”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의외의 대답이라 깜짝 놀랐다. 반사적으로 일어나서 뒤에 있는 정수기로 가서, 종이로 된 작은 컵에
애리조나 주립대학 암센터의 염색체검사실은 규모면에서나 장비 면에서 필자가 운영하고 있던 검사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검사 건수는 훨씬 적었으나 검사실의 검사실 전문 인력은 7명이 근무하였으며 염색체 검사와 함께 유전자 배열 탐색 기능까지 시도하였다. 그러나 그 당시에 필자가 운영하던 염색체 검사는 현미경 하나로 10년가량 혼자 하다가 업무가 넘쳐서 병원장의 특별 배려(?)로 검사원 한 명을 배정받았다. 염색체의 밴드(band)를 만드는 방법은 같았으며 대부분의 샘플이 암환자의 혈액이나 골수, 그리고 암 조직 세포였다. 그리고 자
요추의 척추관 협착증과 전방전위증은 요추의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주로 노인인구에서 상당 부분 발병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추간판의 퇴행성 변화로 인한 높이 감소와 함께 척추관절의 퇴행과 황색인대의 비후로 인해 신경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며, 전방전위증은 퇴행성, 선천성 등의 원인으로 위쪽 척추체가 앞쪽으로 미끄러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위 질환들을 지닌 환자들은 주로 요통이나 하지 방사통(엉덩이부터 다리 쪽으로 당기는 통증), 감각 이상(저림, 무딘감)/운동 마비(힘 빠짐), 배변/배뇨 장애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약
정조대에 있었던 실화에 바탕한 이라는 작품이 있다. 에 기록된 김은애의 옥사(獄事)를 재구성한 이 이야기는 ‘전(傳)’임에도 불구하고 구성에 있어 소설적 성격이 두드러진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은 소설을 배격했던 이덕무가 실제 있었던 사건을 허구적으로 구성하였다는 데서 상당한 주목을 받아왔다. 더하여 예상치 못한 결말로 인해 정조와 정절, 윤리와 관련하여서도 자주 언급되어 왔다. 줄거리는 전라도 강진의 은애라는 처자를 둘러싼 모함과 복수로 요약될 수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전라도 강진
생활과 법률 코너에서는 최근 늘어가고 있는 의료소송에 대해 연재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대법원은 의료과실 여부의 판단 기준이 되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다59304 판결). 그리고 ‘그 의료수준은 규범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으로 파악되어야 하고, 당해 의사나 의료기관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고려되어서는 안된다”(대법원 1997. 2. 11. 선고 96다5933 판결)고 판시하고 있다. 즉 구체적인 조건
나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Niagara On The Lake(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라는 동네에 산다.자동차로 30여 분 거리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 앞을 지날 때 가끔, 나란히 있는 저 폭포 하나 떼어다 산세 좋은 우리나라 어딘가에 옮겨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할 때가 있다.나이아가라에는 병풍처럼 펼쳐진 미국 땅의 폭포와,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말발굽형의 폭포, 둘이 있는데 특히 미국 관광객들은 자신들이 지닌 폭포의 장관을 정면에서 즐기려면 캐나다 땅에 건너와야 한다. 미국 땅의 폭포로 관광 수입은
1월엔 모두가 복(福)을 기원하며, 저마다의 소망을 품는다. 올 한해 잘 살아내겠다는 다짐과 야무진 계획도 세운다. 기대와 설렘으로 시작하는 첫 달이어서 냉소보다는 희망이 넘쳐난다. 하지만 우리의 정치는 서로가 덕담을 나누며 웃음꽃이 피는 1월에도 웃지 못한다. 대화와 타협보다는 극한 대립과 갈등의 행태를 변함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딱하고 안타깝다.신년 벽두부터 발생한 제1야당 대표 피습 사건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오염된 진영정치와 혐오 정치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정부·여당과 4야당은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
20대 총선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2016년 3월 24일, 여당인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김무성 대표가 지역구 5곳에 무공천한다고 발표를 한 후 공천장에 사용할 직인을 가지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비박이었던 김 대표의 소위 ‘영도다리 옥새파동’이다. 당시 새누리당은 진박·친박. 비박으로 나누어져 피투성이 공천다툼을 벌였다. 언론에서는 새누리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총선 여론조사 결과를 연일 터트렸다. 여론 조사결과가 새누리당 공천 경쟁을 더욱 부추기는 역할까지 했다. 모두들 진박쪽에 줄을 서기 위해 혈연·지연·학연
1986년 1년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UCLA 소아혈액종양분과에 연수를 갔었는데 이 대학 내에는 의학유전학교실이 없었고 염색체 검사도 이뤄지지 않아서 Feig 교수(초청교수)에게 허락을 받고 그 기간 중에 애리조나 주에 있는 투산(Tucson)시의 ‘애리조나 주립대학 암센터’의 세포유전분과에 2주간 다녀왔다. 자동차로 피닉스를 경유해서 480마일, 8시간 걸리는 거리로, 원래는 오전에 출발해서 저녁에 도착하기로 예정했었다. 지금처럼 내비게이션이 없었던 관계로 ‘AAA’ 여행사에 찾아가 필요한 지도와 도착지 상황에 대한 책자를 준비하
얼마 전 통영에 살고 있는 친척으로부터 굴을 선물 받고 생으로도 먹고, 삶아 먹으면서 풍성한 가족간 굴파티를 한 적이 있다. 필자의 경우 굴을 너무 좋아해서 주변에 굴전, 굴국밥, 굴수육 등 굴관련 요리를 잘하는 식당을 즐겨 찾아서 간다.서양에서는 로마의 황제들, 프랑스 나폴레옹,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도 굴을 즐겨 먹었다고 하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특별한 듯하다. 특히 영국이나 이탈리아와 같은 유럽 국가들에서는 굴이 매우 비싸서 쉽게 맛볼 수 없는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굴을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
이전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 있었던 일이다. 같은 팀의 후배 변호사가 지방에서 진행되는 경찰 조사 입회를 하러 간다고 했다. 그런데 옆에 같이 있는 동료 변호사들이 다들 그 후배 변호사에게 재미있다면서 잘 다녀오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필자가 뭐가 그렇게 재미있냐고 물었더니, 우리 사무실에서 하는 사건 중에 이렇게 귀여운 사건도 있다면서, 사건 이야기를 해 주었다.HY(舊 한국야쿠르트)의 방문판매원,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가 피의자인 사건이었다. 최근에는 멋진 전동카트가 많이 보급되어서 전동카트를 타고 다니시는 야쿠르트 아줌마들
연초부터 2024년 각종 경제지표들이 올해도 어렵다는 보도들이 각종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입주물량 급증에 고금리 등으로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올 부동산 시장도 반등은 쉽지 않은 전망이다. 물량적 측면에서도 많은 가운데 각종 경제 지표들이 좋지 않아 소비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건설사의 부실 등으로 인해 시장의 심리를 전환시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공급 측면에서 입주시장과 분양시장은 극명한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먼저 대구의 입주물량은 지난해 3만5천여 세대 이후 올해도 2만2천
바람은 두 장소의 기압 차이 때문에 일어나는 공기의 움직임, 흐름이다. 계절, 고도, 방위, 대기 순환 등에 따라 바람의 이름은 다양하다. 우리 민족은 특히 바람에 민감하다. 실바람, 남실바람, 산들바람, 꽃샘바람, 흔들바람, 노대바람, 싹쓸바람, 심마바람, 곧은바람, 뒤울이, 고든하누 등 순우리말 이름만 스무 가지가 넘는다. 정확한 의미도 모른 채 사용하는 바람 이름도 제법 많다. 예쁜 이름 ‘하늬바람’의 ‘하늬’는 뱃사람들 용어로 ‘서쪽’이다. 가을에는 ‘외롭고 소슬한 느낌을 주는’ ‘소슬바람’이 분다. ‘소슬’은 ‘으스스하고
‘생활과 법률’ 코너에서는 최근 늘어가고 있는 의료소송에 대해 연재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의료소송은 의료사고와 관련된 소송을 통칭하는 말이다. 의료소송은 그 소송의 성격에 따라 민사, 형사, 행정 소송으로 분류된다. 민사소송은 의료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악(惡)결과에 대한 금전적인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이고, 형사소송은 주로 형법상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형법 제268조), 업무상비밀누설죄(형법 제317조 제1항), 허위진단서작성죄 및 행사죄(형법 제233, 234조)나 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 또는 단체를
인류 진화 역사 속에서 미술의 기원은 선사시대의 동굴벽화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문자 발명 이전의 현생인류는 상호 간의 의사소통을 위해 몸짓, 울음, 그리기란 원시 미디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다. 특별한 기록수단이 없었던 시대에 살았던 인류는 그리기나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새기는 방법으로 원초적인 감성 표현이나 억압된 욕구를 표출했을 것이다. 그림 이미지는 텍스트 다음으로 자주 사용되는 미디어이며 발현도 인류 역사의 시작과 궤를 같이할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진다. 원시 동굴벽화나 암각화는 현존하는 인류 최초의 그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