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선탈각(金蟬脫殼). 경주예술의전당 갤러리 해에서 열린 ‘나는 서예로 가출했다-솔뫼 정현식 문자명상’전(11월 5일~17일)에 출품된 작품을 담은 두꺼운 도록의 첫 장에 올려진 작품이다. 금선탈각은 매미가 알에서 깨어나 날아가는 변화를 뜻한다.변(變)은 누에가 나방으로 우화(羽化)하기 위해 고치를 지으며 변태를 하는 과정. 화(化)는 왼쪽의 살아 있는 사람(人)과 오른쪽의 죽어 있는 사람(匕)의 형상으로 완전히 달라진 결과를 의미한다. 이렇게 ‘금선탈각’은 차원이 다른 세계로 변하는 것을 나타낸다.예술의전당 넓고 높은 전시장을 가득
지난달 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 전화 통화 이후 백악관은 “터키가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곧 추진할 것이다. 미군은 지원도 개입도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논평을 냈다. 터키군이 쿠르드족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묵인하는 듯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쿠르드족은 미군의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동참한 동맹이었지만 하루아침에 뒤통수를 맞았다.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쿠르드족은 우리와 같이 싸웠지만, 그러기 위해 그들에게 엄청난 돈과 장비가 들어갔다. 이제 말도 안
1995년 건축물 미술품 설치 의무화 이후 대형 건물과 공공시설에 조형물들이 늘어났다. 도시의 공공 조형물은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고 지역 정체성을 나타낸다. 지난 2011년에는 문화예술진흥법에 ‘미술장식’이란 용어를 격상해서 ‘미술작품’으로 바꿨다. 또 야외의 공공조형물들은 공공미술로 분류했다.공공미술은 단순히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는 공개적인 장소에 설치된 작품이 아니라 공동체가 참여하고 반응하는 예술작품이라 정의했다. 지역 공동체와 보는 사람, 공간, 환경 등이 두루 고려된 공익적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이런 공공미술에 대한
“집안엔 값있는 물건이라곤 ‘맹자’ 7편 뿐인데 오래 굶주려 견디다 못해 200전에 내다 팔아 밥을 지어 배불리 먹었네. 이를 영재(유득공)에게 가서 희희낙락 한껏 자랑했더니, 영재 그 역시도 굶주린 지 오래라 내 말을 듣자마자 ‘좌씨전’을 팔아 쌀을 사고 남은 돈으로는 술을 받아 내게 마시게 했다네. 이야말로 자여씨(맹자)가 직접 밥을 지어 나를 먹이고 좌구명(左丘明)이 손수 술을 따라 내게 권한 것이나 다름없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맹자와 좌구명을 천 번 만 번 기렸다네”영·정조 때 책 읽는 것 밖에 몰랐다는 ‘간서치(看書痴)’
조선 시대에 가장 무서웠던 것을 ‘호환마마’라 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는 것도 두려웠지만 천연두는 민중을 두려움에 떨게 한 공포의 질병이었다. 천연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열과 발진 증상이 나타나고 2주 정도를 견디면 얼굴에 심한 흉터를 남기고 사라진다. 4세 이전의 영아는 천연두에 걸리면 둘 중 한 명이 죽는 치명적인 병이었다.오죽했으면 병의 이름에 왕을 부를 때 쓰는 최상 존칭어 ‘마마’를 썼을까 싶다. ‘별성마마’니 ‘손님마마’, ‘역신마마’라고 불렀는데 이 말이 줄어서 ‘마마’가 됐다. 병을 옮기는 신에게 높임말을 붙인 것은
“내 집은 헐어지고,/ 뜰 앞은 쓸쓸하노라./ 내 집을 두른 성벽은/ 비바람에 굴러나노라.// 과학자는/ 그것을 ‘자연 도태’라 하고,/ 내 심장은/ 비운에 울 뿐이노라!// 내 집은 헐어지고/ 나는 외아들이노라./ 헐어지는 내 집을 바로 잡을/ 나는 조선의 외아들이노라. (‘내 집’ 전문)“그대여, 실연(失戀)하였거든/ 바다 밖으로 나오라,/ 그때 그대는 새로운 애인(愛人)을/ 만날 것이오니/ 그이에게는 실연(失戀)이 없고/ 오직 뜨거운 사랑만이 있도다,/ 그대의 생명을 다 바치는/ 뜨거운 사랑과 정열(情熱)도/ 그이에게는 외이려
청와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상중(喪中)인데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것은 예의가 없는 것 아니냐”는 국회의원의 질문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이 장례 절차를 마치고 청와대로 사실상 복귀한 다음에 발사가 됐다”고 답했다. 북한이 모친상을 입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낸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도발을 했지만 ‘장례 절차가 끝난 시점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정 실장은 한술 더 떠서 “상세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북한보다 적지 않게 (우리도)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눈부신 햇살이 아침잠을 깨우며/ 하루를 지낼 준비에 들어간다/ 자동차 홍수의 거리로 나서면/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나처럼 일을 하는 동지들로 가득 차 있어/...” 컨트리 여성 싱어 돌리 파튼(Dolly Parton)이 1981년 발표해 히트한 ‘9 To 5’의 가사 내용이다.아침 9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에 퇴근하는 미국 문화와 다르게 우리는 보편적으로 아침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다. 이는 산업화 이후 일반화돼 있던 노동시간 개념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통적인 근로 시간제나 근무 형태와 다른 탄력 근로니, 파트타임제니
사회 지도층이 인성 파탄적인 조롱을 일삼고 대통령을 시해한 무도한 군인을 민주투사로 둔갑시키고 있다. 40년 만에 일선 부대엔 패륜아의 사진이 다시 내걸렸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박정희 대통령 서거일인 10월 26일을 ‘탕탕절’이라 했다. 범부들의 술자리 주사(酒邪)가 아니다. 공인이자 교육계의 수장이 한 표현이다. 장 교육감은 페이스북에 “오늘은 탕탕절. 110년 전 안중근 의사께서 이토 히로부미를 격살한 날, 40년 전 김재규가 다카키 마사오(박정희 전 대통령 지칭)를 쏜 날. 기억합시다”란 글을 올렸다. 당일 오전에 올렸다가
2000년대 들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orld Bank)은 다양한 기준을 이용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開發途上國 이하 개도국)을 구분했다. IMF는 1인당 소득수준, 무역 자유도, 금융통합 정도 등을 국가 분류 기준으로 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2016년부터 1인당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미 달러 기준 1025달러 이하이면 저소득국가, 1026 달러 이상 4035달러 이하면 중하소득국가, 4036달러 이상 1만2475달러 이상은 중상소득국가, 1만2476 달러 이상은 고소득국가로 분류한다.대한민국은 42년 전인 197
울 가에 심어 놓은 국화가 막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춥지도 덮지도 않은 좋은 계절, 가을이 기후변화로 점점 짧아지고 있다. 하루하루가 아까운 이 가을, 가까운 곳으로 라도 여행을 다녀와야겠다는 강박증이 들 정도다.우리나라의 산수는 꽃피는 봄과 단풍드는 가을이 특히 아름답다. 취향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을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은 이런 저런 생각을 한 끝에 목적지를 정한다. 요즘 사람이나 옛날 사람들이나 새로운 세계와 만나는 여행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옛날 사람들은
‘조국사태’로 386세대가 소환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언행 불일치’가 386 세대 기득권의 모순과 위선으로 대표돼 세대 때리기로 이어지고 있다. 386세대는 자신들보다 윗세대에 대해 썩어버린 정치를 강하게 비판하고 저항하면서 정치적으로 사회의 모순과 문제점을 해결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586이 된 지금은 대기업 임원의 72%와 국회의원 44%를 점유하는 등 ‘기득권이면서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꼰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386의 윤리의식이 그 이전 세대와 그다지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386은 90년대에 30대,
‘정무(政務)’는 ‘정치나 국가 행정에 관계되는 사무’로 풀이된다. ‘정무감각(政務感覺)’은 주로 국가 고위직 공무원이나 정치가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표현으로 자신이 속해 있는 국가 기관이나 정당의 입장과 자신을 둘러싸고 돌아가는 정세에 맞추어서 적절한 사리판단을 하고 행동하는 능력 정도로 풀이 할 수 있다. 하긴 지방의 도나 시에도 ‘정무부지사’, ‘정무부시장’이 있을 정도니 ‘정무’는 정치적 행정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조율하고 해결하는 사무로 적절하게 필요한 것으로 봐야 한다.정치권에서 ‘정무적 판단’ 이란 말도 흔히 쓴다. 내
지난 2014년 9월 대구 신서혁신도시로 이전을 완료한 한국가스공사가 대구에 뿌리를 내릴 의지가 있는 지 의문이다. 한국가스공사는 본사를 대구로 이전한 지 만 5년이 됐지만 지역 기여도가 매우 낮아 공기업 지방이전 본래 취지를 망각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한국가스공사는 당연히 대구에 단지를 만들어야 하는 ‘수소콤플렉스’ 사업을 공모 형식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이 나서서 수소콤플렉스 사업이 대구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곽대훈(대
회재 이언적(1491∼1553)의 고향은 경주 양동마을이다. 회재는 만년에 관직을 그만두고 양동에서 가까운 안강 옥산의 한 시냇가에 사랑채 독락당(獨樂堂)과 정자 계정(溪亭)을 지어 자연을 벗 삼으며 약 6년간 성리학 연구에 전념했다. 회재가 세상을 떠난 후 독락당에서 가까운 곳에 계곡을 사이에 두고 선조의 사액서원인 옥산서원(玉山書院)이 지어졌다.회재가 관직에서 돌아와 기거했던 독락당과 계정은 건축적인 특수성으로 유명하다. ‘독락당’은 말 그대로 ‘혼자 있음을 즐기는 집’ 또는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집’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색이 인간과 생물에게 미치는 효과는 불분명하지만 대체적으로 특별한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분홍색은 심신을 안정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커 밀러 핑크’라는 명도의 분홍색은 1980년대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 색의 효과를 연구한 교수 두 명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핑크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이 색은 우리 말로 하면 ‘연분홍’ 정도 되는 색이다.베이커 밀러 핑크는 교도소 등에서의 실험으로 혈압을 떨어뜨리고, 폭력성도 낮아지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때문에 여러 교도소 감방과 학교 교실 등에
“어떤 사람에게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코끼리를 떠올릴 것이다. 상대편의 프레임을 단순히 부정하는 것은 단지 그 프레임을 강화할 뿐이다.”라고 미국의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 버클리대 교수가 ‘프레임 이론’을 설명했다.프레임은 그림의 액자처럼 사건과 사실 사이의 관계를 일정한 틀로 규정한다. 프레임은 또 대중에게 실체와는 다른 환영(幻影)을 제시함으로써 여론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이 상대를 깎아 내리려 할 때 자주 쓰는 것이 프레임이다.1903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포항 칠포리 암각화를 발견한 지 30년이 됐다. 울산대 이하우 교수가 포항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있을 때 지역의 향토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함께 찾아 내 학계에 보고한 암각화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곤륜산 일대에 분포돼 있는 칠포리 암각화는 규모가 큰 칼의 손잡이 모양(검파형) 암각화에서부터 돌칼모양(석검형)과 여성 성기모양(성기형) 등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암각화가 산등성이와 계곡의 바위에 새겨져 있다. 칠포리의 대표적 암각화가 있는 곤륜산에서 북쪽으로 길 하나를 건너 신흥리에 있는 오줌바위에는 별자리형 바위구멍(성혈)과
“6월 9일 오전 7시 30분, 포철 사장을 포함한 임원들과 건설 요원들이 700입방미터(㎥)고로의 제2주상으로 올라섰다. 막 출선구 뚫기가 끝났다. 과연 한국 역사상 최초의 대형 고로에서 쇳물이 터져 나올 것인가. 그리하여 22개 공장으로 구성된 ‘일관·종합제철’은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을 것인가. ‘펑!’ 굉음이 터졌다. 출선구를 뚫고 나온 오렌지색 섬광이 사람 키보다 높이 치솟았다.…‘나왔다. 나왔다’ 순식간에 고로 내부는 환호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포철의 Z형 상징마크 같은 도랑을 따라 흘러가는 황금색 쇳물. 그 역사적 현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에서 19세기 이후 도구를 만드는 ‘호모 파베르’로 진화해서 ‘호모 데우스(homo deus)’, 신에 도전하고 있다. 데우스(제우스의 라틴식 발음)는 ‘신’이다. 베스트셀러 ‘사피엔스’를 쓴 이스라엘 역사철학자 유발 하라리는 후속작 ‘호모 데우스’에서 신에 도전하는 인간의 미래를 전망했다.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인간의 수명을 100세 이상으로 늘리는 과학의 불노초를 찾는데 속속 뛰어들고 있다. 장수 산업에 뛰어든 기업들은 인간 수명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데 확신을 갖고 있다. 기업들은 노화세포를 제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