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백사장 복원 마무리 단계…친수공간도 8→12m로 넓혀
주민들 "침체됐던 송도, 동빈대교 추진 등으로 날개를 달 기회"

1975년께 피서객으로 붐비는 포항 송도해수욕장 모습.

포항 송도해수욕장이 유실됐던 백사장 복원을 마무리하고 재개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과거 동해안 최고 해수욕장의 명성을 자랑하다가 백사장 소실로 침체 일로를 걸었던 송도동 일원에도 새로운 발전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시와 포항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그동안 모래 유실로 기능이 상실됐던 송도해수욕장 복원을 위한 양빈(해안 침식 저감·방지 등을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모래를 공급해 넓히는 것)공사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지난해부터 유실된 백사장에 모래 약 15만㎥을 채워 길이 1.3km·폭 50m 백사장을 복원 중인데, 현재 14만㎡를 복구했고 1만㎡만 남았다.

올해 6월까지 백사장 양빈을 마무리하고, 돌제(해류 흐름을 유도하고 수로에 퇴적물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구 혹은 항로에 해안으로부터 물로 뻗어져 나가게 설치한 인공 구조물)를 철거하면 복원이 완료된다.

19일 포항 송도해수욕장 복원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손석호 기자

300억 원을 들여 2013년 착공해 2016년 300m 잠제(수중방파제) 3기 설치와 이후 백사장 모니터링에 이어 백사장 복원 대역사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앞서 고 황대봉 대아가족 명예회장은 2000년대 초반 천혜의 관광 자원으로서의 송도해수욕장의 가치에 주목하면서 복원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단순 백사장 복원만으로는 사업이 성공할 수 없다”며 미국 하와이에서 성공한 잠제 설치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제안, 복원에 물꼬를 트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처럼 백사장 복원 및 개장 준비와 함께 향후 남구 송도동 송도해수욕장과 북구 항구동 영일대해수욕장을 잇는 가칭 ‘동빈대교’까지 준공되면 송도해수욕장에 사람이 많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석하 송도동개발자문위원장은 “송도해수욕장은 전성기 옛 시절 교통이 불편함에도 여름 하루 10만 명 운집한 전국적인 피서 명소로 지금의 해운대 100만 명에 비견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며 “해수욕장 복원 및 재개장과 함께 가칭 ‘동빈대교’도 들어서고, 장기적으로 도심 재생사업과도 맞물리면 송도가 날개를 달 기회를 얻을 것으로 주민들 기대가 크다. 시와 잘 소통·협업하면서 잘 준비해 관광객을 위한 먹거리, 즐길 거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포항 송도해수욕장 여신상. 손석호 기자

한편 백사장 복원과 연계해 올해 안으로 송도해수욕장 일원에 1.5㎞에 이르는 시민을 위한 친수공간도 추가 조성한다.

기존 4차로 차선은 유지하면서 시민 휴식 공간을 8m에서 12m로 늘려 산책로를 넓히고, 미세먼지 차단과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잔디광장 등 그린웨이숲도 추진한다.

또 인근 상인들이 모래바람이 불면 장사 운영에 지장이 있다는 호소에 귀 기울여 모래사장 높이를 10㎝ 낮추고 임시 모래 방진막과 스프링클러도 설치해 운영 중이다.

한편 재개장이 초읽기에 들어간 송도해수욕장의 역사는 약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항시사에 따르면 1911년 일본인 오우치로가 송도 백사장 불모지 53여 정보를 대여받아 조림한 것이 지금의 송림(松林)이 됐고, 이후 포항면이 포항읍으로 승격된 1931년 송도해수욕장이 개장하면서 고운 모래 청정 바다로 동해안 전체를 대표할 정도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68년 이후 철강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일부 백사장 유실로 백사장 길이가 1.7㎞, 폭 30m, 총면적 11만 평으로 줄었다.

하지만 1977년 해수욕장 일대가 유원지시설로 결정되고 1983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는 등 1980년대 초반까지는 젊음과 낭만이 있는 유명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백사장 유실이 가속화되면서 이용객은 계속 감소하다 2007년부터 도로 개설 영향으로 폐장했는데, 이제 정식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조철호 포항시 해양산업과장은 “송도해수욕장 백사장이 복원되면 과거 명성 회복은 물론 주민 휴식 공간 제공과 관광객 유입으로 송도 상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신창지정해수욕장 추진 등과 더불어 포항이 ‘해양문화관광도시’로 변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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