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대 규모 통합 인프라로 이용 편의 대폭 개선…배송 서비스 도입해 고령 농업인 부담 줄여
“농업 경쟁력 한 단계 끌어올릴 것”…중소형 농기계 지원·대행 서비스 확대도 병행 추진
농기계 한 대를 빌리기 위해 먼 거리를 왕복하던 농업인들의 불편이 마침내 해소될 전망이다.
영주시가 20일 대규모 농업기계 복합지원시설인 ‘농기계 거점센터’를 완공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가면서다.
현장을 찾은 농업인은 “이 정도 규모면 경북 북부 농업의 판이 달라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거점센터는 구 안정역 일원 2만6천㎡ 부지에 9개 동 규모로 조성됐으며, 최대 500대의 대형 농기계를 보관할 수 있는 격납시설과 임대·정비·교육 기능이 모두 한 단지 안에 들어섰다.
지난 2023년 기본계획 수립 후 부지 매입·심사·설계·기반조성을 거쳐 약 3년에 걸쳐 완성됐다. 총사업비는 108억 원.
센터의 A·B동에는 임대사업장과 운영사무실, 정비·부품실, 교육장이 자리하고, 야외 격납창고는 트랙터·퇴비살포기 등 대형 장비 위주로 구성됐다.
농업인 교육을 위한 농기계 운전 실습장, 그리고 콩선별장까지 마련해 기능을 확장한 점이 특징이다.
영주시는 이번 조성 과정에서 단순 창고형 임대시설이 아닌 농업인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진입로에 배치된 대형 소나무 2그루와 구 안정역의 역사성을 담은 조경물은 현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였다.
개소식에 참석한 농업인 김모(72)씨는 “예전 임대사업소는 비좁고 어수선했는데, 여기는 확실히 ‘센터’답다”며 “농기계 빌리러 오는 것도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을 둘러싼 핵심 가치는 단순 임대 확대가 아닌 ‘농업기계 기반 인프라의 통합’에 있다.
그동안 영주시는 임대소마다 장비가 분산돼 있어 관리 효율이 떨어지고 교육시설까지 따로 운영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거점센터가 완성되면서 농기계 보유량 608대 → 900대 확대 임대·정비·교육의 한데 모임 농기계 배송 서비스 본격 도입이 가능해지며, 지역 농업 현장의 체계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농업인 고령화 속도에 비해 서비스 이용 접근성을 어떻게 더 높일지, 그리고 농기계 수요 증가에 장기적으로 대응할 인력 확보가 새로운 과제로 보인다고 판단한다.
영주시는 새 교육장·실습장을 기반으로 농기계 안전교육을 강화해 영농철 사고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농업인의 요청이 많았던 농기계 배송 서비스도 정식 도입해 “빌리기 어려웠던 불편” 해소를 목표로 한다.
유정근 영주시장 권한대행은 개소식에서“농촌 고령화가 가속되는 상황에서 농기계 지원은 필수가 됐다”며“전국 최대 규모 거점센터를 중심으로 농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영주시는 지역 농업인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에 대응해 2025년 중소형 농기계 300대 지원, 2026년 400대 확대, 70세 이상 고령농 농작업 대행 서비스 강화 등의 정책을 병행 추진한다.
현장을 찾은 한 읍면 이장은 “농기계는 있지만 운전이 어렵거나 몸이 따라주지 않는 분이 많다”며 “대행 서비스가 더 확대되면 농촌 유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