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철강 기반의 전통 산업도시를 넘어 AI·딥테크 기반의 혁신 창업도시로 전환하려면 “연구·인재·자본을 연결하는 벤처 생태계 설계가 관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관련기사 3면

25일 열린 ‘2025 비즈니스도시포럼’ (포항형 혁신 성장 벤처 생태계 조성) 에서 전문가들은 “포항의 기술·연구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포항형 스타트업 모델’이 새로운 산업 기회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항 라한호텔 그랜드홀에서 열린 ‘2025 비즈니스도시포럼’에서 정태옥 경북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은 기조강연 ‘포항형 스타트업, AI 혁명과 창업’을 통해 “AI는 도시의 경쟁 구도를 뒤바꾸는 초대형 변화”라며 지역도시가 갖춰야 할 창업 생태계 전략을 제시했다.

정 원장은 “AI 혁명은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도시의 산업구조 자체를 전환시키는 거대한 파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포항의 현 스타트업 환경을 △ 기술 상용화 과정의 시장 진입 장벽 △ 인재 공급의 구조적 제약 △ 해외 진출 지원 부족 △포스텍·연구기관의 기술 경쟁력 대비 벤처시장의 흡수력 부족 등으로 지적하며 “연구와 자본, 기업이 연결되는 구조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포항형 벤처 생태계 구축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포스텍·연구기관·지역 기업 기술 기반의 딥테크 창업 플랫폼 △지역·외부·글로벌 인재 유입 구조 구축 △지역 벤처펀드 확충과 초기기업 Scale-up 지원, △해외시장 연결 조직 마련 등을 제안했다.

정 원장은 “포항은 이미 2차전지·바이오·소재·AI 연구 인프라를 갖춘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며 “이 기반이 실제 창업과 성장으로 이어질 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AI 경쟁은 누가 빨리 기술을 도입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기술 기반의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느냐의 경쟁”이라며 포항형 스타트업이 지역 산업 확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원장은 특히 “최첨단 연구 인프라를 갖춘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 보다도 연구 인재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과 문화 환경 조성 등 살기좋은 도시의 매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도시의 경쟁력은 인구나 면적이 아니라 산업 포트폴리오와 창업 역량에서 결정된다”며 “포항은 지금 구조 전환의 초입에 서 있다”는 메시지로 마무리했다.

기조강연 이후에는 국내 스타트업 투자 현황과 지역 벤처생태계의 문제점이 이어서 제시됐다.

최지영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상임이사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자본·정책·기술·인재 구조로 분석하며 “투자 위축과 회수시장 약세 속에서 장기 성장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경쟁의 핵심은 GPU 확보”라며 세계적으로 26만 대 GPU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국가·지역 단위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남준 한국벤처투자 지역균형발전실장은 “비수도권 투자 비중이 여전히 낮다”며 지역 특화 펀드 확대, 기술기업 실증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또한 포항 이전 기업인 그래핀스퀘어 홍병희 대표는 “포항은 포스텍 중심의 연구 생태계와 실증·시험 생산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라며 연구·창업 연계 환경의 가능성을 소개했다.

2부에서는 손민호 인라이트벤처스 부사장이 초기기업 자금 전략을 설명했고, 김민주 와이앤아처 파트장은 대구·경북의 AI·바이오·스마트제조 분야 성장세를 분석했다. ㈜니나 성형철 이사는 “기술이 뛰어나도 시장 검증 없이는 실패한다”며 시장 검증·기술 차별화·지속성을 창업 성공 요소로 제시했다.

아어서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했던 철강산업이 위기를 맞으며 포항은 산업구조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미래 신산업을 포항 발전의 새로운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세계와 경쟁하는 미래 혁신 선도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진 포항시의회 부의장은 “이번 포럼은 포항의 미래 산업 방향을 짚는 매우 의미 있는 자리”라며 “포항은 이차전지·수소·바이오·AI 등 미래 산업의 기반을 이미 갖춘 만큼, 이를 하나로 묶어낼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선 경북일보 사장은 개회사에서 “포항은 철강 중심 산업에서 벗어나 기술·창업 생태계를 갖춘 새로운 성장 구조를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기업·대학·연구기관·행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지역의 미래 경쟁력이 완성된다.이번 포럼이 포항의 산업전환과 혁신성장을 함께 그려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5 비즈니스도시포럼’은 경북도와 포항시가 주최하고 경북일보가 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