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외교 전환 내년 시동
세계경주포럼 창설 단계적 정례화
보문관광단지 리노베이션 추진
APEC 연합도시 협의체도 구성

 

▲ APEC 문화전당 조감도. 경북도 제공.
▲ APEC 문화전당 조감도. 경북도 제공.

경북형 APEC 레거시의 큰 틀이 드러나면서 내년부터 문화·관광 분야 후속 전략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경북도는 2025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화·관광·도시외교 전반에서 중장기적 성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네 가지 후속사업을 23일 제시했다. 이번 전략은 경북의 역사·문화 자원을 국제 협력 기반과 연결하고 관광·문화산업 경쟁력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향후 재원 확보와 사업 간 연계성 유지가 실질적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핵심 사업인 ‘APEC 문화전당’ 건립은 경북도가 가장 우선순위로 두는 과제다. 내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총 430억 원을 투입해 부지 1만6천㎡, 연면적 9500㎡ 규모로 건립될 전당은 APEC 21개국의 문화유산과 현대적 콘텐츠를 연결하는 상설 외교 공간을 목표로 한다.

AI 기반 디지털 전시관, 블랙박스형 공연장, 국제회의 전용 컨퍼런스홀 등이 포함되며 다양한 국제 문화행사와 협력회의가 가능한 복합 플랫폼으로 설계된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전당 건립을 위해 중앙정부에 예산 지원 확대와 운영 프로그램에 대한 국가 차원의 협력체계 마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는 지원이 확보될 경우 시설 건립뿐 아니라 완공 이후 운영의 안정성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경주포럼’ 역시 경북도의 글로벌 전략을 구성하는 중요한 축이다. 포럼은 올해 공식 출범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정례화된다. 초기에는 APEC 회원국 중심의 문화산업 교류망을 구축하고 중기 단계에서는 글로벌 문화기업과 투자사가 참여하는 확장형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

장기적으로는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글로벌 기업 CEO가 참여하는 회의체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다만 규모 확장에 따라 재원 조달과 국제기구 참여 유도 방식 등 구체적 운영방안이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관광 기반 재편을 위한 보문관광단지 리노베이션도 추진된다. 1975년 조성된 단지를 내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 총 1000억 원을 투입해 전면 개편하는 계획으로 단지 내 보행환경 개선, 노후시설 정비, 친환경 기반 확충, AI·디지털 관광콘텐츠 도입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수상동궁, 레거시 별빛탑, 디지털 석굴암 등 APEC 기념 랜드마크를 신설하고 5개 권역별 상징정원을 조성해 관광단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지역 내에서는 관광 경쟁력 강화 기대와 함께 대규모 사업의 재원 조달 구조와 민간 참여 여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시 간 국제협력 기반을 제도화하는 ‘APEC 연합도시 협의체’ 구성도 추진된다. 경북도는 역대 개최 도시와 MOU 체결, 사무국 설치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연례 총회와 청년 포럼, 문화축전을 정례 운영해 협의체를 지속 가능한 도시외교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협의체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회원 도시 간 의제 조정과 실행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손삼호 글로컬 문화관광연구원 원장은 “경북의 포스트 APEC 전략은 국제교류 기반 확대와 문화·관광 분야의 구조적 재편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대규모 시설과 국제행사 중심 전략은 운영 안정성과 재원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장기적 로드맵과 단계별 검증 체계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APEC 개최는 경북이 세계와 연결되는 중요한 계기였다”며 “후속 전략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창원 기자
김창원 기자 kcw@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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