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은 흐르고
꽃은 피어난다
옥천을 적시는 강물
쳐다보는 장미는
붉다 못해 처연하다
언제부터였던가
시작을 알 수 없는
물의 행렬 속에
오래된 침묵이 흐른다
강물은
관룡산 화왕산에
머물다
관룡사 부처님 그늘에서
선정에 들었다
이젠
세상으로 만행을 떠날 때
흐르면서 대지를 적신다
삼라만상에 생명을 창조한다
자연은 물의 보시에 춤춘다
꽃도 절정이다
장미, 페튜니아, 클레마티스
분홍낮달맞이, 작약, 불두화
꽃들은 바라볼 뿐
만행길 떠나는
강물을 관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