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흥암 극락전 앞 마당 태초의 고요가 머물고 있다. 곽성일 기자
백흥암 극락전 앞 마당 태초의 고요가 머물고 있다. 곽성일 기자

깊은 산 속
비구니 참선 도량
은해사 백흥암은
유월의 한가운데였다

유월 하루
평소 절문을 열지 않는
신비한 도량을 찾아갔다

구비구비를 돌아
마침내 아늑한 곳

어머니 뱃속의 편안함이었다

무언가 꽉 찬
텅 빈 충만이 절집에 가득했다

산이 깊지만 유월의 햇살은
절집 가득 쏟아졌다

오랜 기왓장을 미끄러져 내려
극락전과 전각에 머물렀다

극락전 아미타 삼존불에 삼배를 마친
햇살이 보화루에 길게 몸을 뉘었다

그림자가 된 햇살은 참선에 들고
뒤따르는 햇살은 극락전으로 향한다

오늘은 참선중인 비구니 스님 목욕하는 날
운 좋게 한나절 백흥암 주인 된듯했다

극락전 앞마당은 해탈의 고요가 머물고
보화루 난간 너머 아스라한 산봉우리는
수미산이던가

꽃들은 피어나고
햇살은 더없이 정겹고
해탈 도량은
깨달음의 깊은 울림으로 가득하다

 

유월의 햇살이 백흥암 극락전 삼존불에 삼배를 하고 있다. 곽성일 기자
유월의 햇살이 백흥암 극락전 기왓장으로 스며들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 극락전으로 향하는 길이 열려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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