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1번지' 경북도, 농가인구 줄어도 희망 보인다

청송농업기술센터 스마트팜 하우스에서 재배된 멜론이 출하를 기다리고있다. 경북일보DB

<글 싣는 순서>
△‘귀농 1번지 경북’ 활력이 솟는다.
△콩 심은 데 이젠 돈 난다.
△판이 꿈을 키우는 무대로
△좋은 먹거리 소비자가 먼저 안다.
△농업의 첨단화 ‘스마트팜’
△‘맞춤형 상품 개발’ 영농조합법인
△농촌 활력소 ‘귀농·귀촌 유치지원사업’
△청년정착과 관광 육성 방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요 수출국들이 한때 농산물 수출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식량 자급률이 46.7%에 불과한 우리나라는 농업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인구 절벽시대 우리 농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 10년간 농가인구는 매년 7.5%씩 줄어들고 있고 경지면적과 재배면적 감소세도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65세 이상 농가인구는 46.2%로 농촌의 고령화는 가속화 되고 있으며 40세 이하 청년 농가는 전체 농가의 0.5%에 불과하다.

도산 안창호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이 있어야만 우리 농업이 유지될 수 있고 함께하는 농촌도 만들어 갈 수 있다.

이에 경북일보는 농업·농촌에 관심 있는 많은 청년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젊은 농촌이 좋다. 청년 농부가 좋다’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경북도의 ‘농촌지원복합산업화’에서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리며 자립기반을 마련한 ‘억대 전문농업인’이 된 사례를 현장 취재로 소개하고 농업의 비전과 발전 가능성을 짚어본다.
 

경주시는 첨단온실에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스마트팜 보급을 적극 지원한다. 사진은 스마트팜으로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품아람농원 모습. 경북일보DB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1월 내놓은 ‘농업전망 2021’에 따르면 올해 농가인구는 지난해보다 1.8% 감소한 216만2000명, 농가호수는 1.0% 줄어든 98만 5천 호로 예상했다. 또 65세 이상 농가인구의 비중은 지난해보다 1.2%p 증가한 49.2%로 고령화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북도청사

하지만 경북도는 사정이 다르다.

2004년부터 16년 연속으로 귀농·귀촌의 1번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

경북도의 귀농·귀촌 통계 현황을 보면 지난해 6월 기준(2019년도) 전국 1만1422가구 중 2136가구가 귀농해 2004년부터 16년간 전국 1위를 이어오고 있으며 전국 31만7660가구 중 3만9229가구가 귀촌해 전국 2위 자리를 지켰다.

귀농과 귀촌을 합한 가구 역시 경기 25.5%에 이어 경북이 12.6%로 2위 자리를 지켰다.

경북 귀농·귀촌 현황을 연령대별 비율로 보면 우선 귀농은 30대 이하가 19.6%, 40대 13.1%, 50대 35.7%, 60대 이상이 31.6%를 차지했다. 귀촌은 30대 이하 48.5%, 30대 16.4%, 50대 17.2%, 60대 이상이 17.9%로 나타났다.

귀농의 경우 50~60대의 비율이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귀촌의 경우에는 30대 이하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시군별 현황으로는 귀농의 경우 의성이 173가구(전국 2위)로 가장 많았고 상주 169가구(전국 3위), 영천 154가구, 김천 136가구, 안동 130가구, 청도 120가구 순이었다.
 

2019년도 시군별 귀농 가구현황 경북도 자료

귀촌은 포항이 5541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주 4477가구, 구미 4035가구, 칠곡 3540가구, 경산 3368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2019년도 시군별 귀촌 가구수 현황 경북도 자료

경북지역으로의 귀농·귀촌 인구수가 높은 데에는 청년 농업인 육성 전략과 귀농·귀촌인 정착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게 경북도의 설명이다.

경북도는 도시민에게 귀농·귀촌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고 귀농·귀촌 상담의 중추적 역할을 위해 2017년 국립안동대학교에 경상북도 귀농·귀촌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센터는 귀농·귀촌인 발굴·지원과 귀농·귀촌 실태 파악 DB 구축과 청년 창농·취농 등의 지역 일자리를 연계하고 있다.

특히 ‘농촌에서 살아보기’ 사업을 통해 최대 6개월간 임시 주거와 연수비(월 30만 원)를 지원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를 통한 마을과 지역별 상황에 맞는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또 시군으로 전입한 지 5년이 되지 않은 65세 이사 농업인을 대상으로 농기계 구매와 하우스 설치, 과원 조성 등을 위해 5000만 원 범위 내에서 연리 1.0%의 융자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3억7500만 원 이하의 창업자금과 주택자금 등을 지원하는 등 도시민들이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농업 창업과 주거공간 마련을 위한 지원도 펼치고 있다.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스마트팜 기술을 활용해 재배하고 있다. 경북일보DB

여기에 경북도가 청년 농업인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청년 농업인 자립기반구축 지원’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사업 경영성과 조사결과 평균 농가소득은 1억7000만 원, 소득증대는 전년 대비 124%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청년 농업인 자립기반구축 지원사업은 경북도가 2016년부터 기획해 추진하고 있는 청년 자율형 도 단위 공모사업으로 지난해까지 다축형 사과원 조성, 벌꿀 발효주 개발, 치유형 체험농장 구축 등 116명의 청년 영농 리더들을 육성했다. 특히 선정된 대상자는 세부계획 수립 사전 컨설팅부터 사업추진 현장 종합컨설팅, 우수 청년농장 홍보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경북농업기술원 본과 전경

경북농업기술원이 지난 1월 발표한 ‘청년 농업인 자립기반구축 지원 경영성과 조사결과’ 자료를 보면 청년 농업인의 경영형태별 농가소득은 부모와 협농하는 경우 2억3700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부모로부터 승계 후 독립 경영하는 경우에는 1억4900만 원, 청년 창농으로 독립 경영하는 경우는 1억24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조사기간:2020년 12월 9~18일, 조사대상:2017~2019년 사업 대상자 82명, 조사자:시군 담당자, 조사방법:전화응답 및 농장현장방문조사 등)

주요 소득증가 요인으로 신기술 도입 노력절감 등 생산비 절감 효과(54%)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고, 직거래 활성화 등 유통개선 효과(24%), 농산물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향상 효과(16%), 체험관광 등 소득자원 발굴 효과(6%)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과는 토지, 자금 등 기반이 취약한 청년 농업인이 신기술을 도입한 기술력 증대로 자립기반이 탄탄해지고 청년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농촌 현장에서 실현해 경쟁력 향상으로 연결돼 소득증대로 이어진 것으로 경북 농기원은 분석했다.

특히, 농산물 생산·판매에서 체험·관광을 융복합한 경우 소득 증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돼 경영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최근 농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청년 농업인들이 농업 신기술 도입과 다양한 창업 아이디어를 실현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면서 농업·농촌에서 가치를 찾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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