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고 건강한 제품 만들면 소비자가 먼저 찾아요"

청도 산내래 농장 김태현(42) 대표. 산나래 농장

<글 싣는 순서>
△‘귀농 1번지 경북’ 활력이 솟는다.
△콩 심은 데 이젠 돈 난다.
△들판이 꿈을 키우는 무대로
△좋은 먹거리 소비자가 먼저 안다.
△농업의 첨단화 ‘스마트 팜’
△‘맞춤형 상품 개발’ 영농조합법인
△농촌 활력소 ‘귀농·귀촌 유치지원사업’
△청년정착과 관광 육성 방안
 

네이버 스토어팜과 농장 홈페이지에 달린 수백 건의 리뷰(댓글)에는 “작두콩 차가 비염에 좋다고 해서 먹었는데 더 주문하려 한다”, “고소한 맛이 좋아 재구매한다”, “늘 시켜먹는다.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다.” 등의 만족도가 높은 댓글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산나래 농장

2000년대 초반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건강과 관련한 소비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웰빙(참살이)’ 문화가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기농과 친환경으로 재배한 좋은 먹거리를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공략하느냐가 창농의 큰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재배한 농산물을 시장에 직접 내다 팔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당연하게 온라인을 통한 주문이 주를 이루면서 좋은 먹거리는 입소문을 통해 소비자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시대가 됐다.


 

평소 비염을 앓았던 김태편 대표는 결혼 후 아내의 권유로 작두콩 차를 마시고 효능을 본 것이 창농의 계기가 됐다고 한다. 산나래 농장

△ 직접 먹은 ‘작두콩 차’효능에 창농의 길로.

청도에서 산내래 농장을 운영하는 김태현(42) 대표는 올해로 귀농 4년 차다. 침출 차류와 분말 등의 가공품을 생산하는 농장은 창농 3년 만에 1억5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네이버 스토어팜과 농장 홈페이지에 달린 수백 건의 리뷰(댓글)에는 “작두콩 차가 비염에 좋다고 해서 먹었는데 더 주문하려 한다”, “고소한 맛이 좋아 재구매한다”, “늘 시켜먹는다.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다.” 등의 만족도가 높은 댓글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소비자 평점은 5점 만점에 4.8점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산나래 농장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친환경인증인 무농약 인증으로 재배한 작두콩으로 수제 작두콩 차를 만드는 농장이다. 작두콩 차는 환절기 비염이나 미세먼지 예방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비염 환자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김태현 대표는 “성공한 사례 이면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정책사업이나 보조사업 없이 스스로 자립할 계획도 세워야 한다”며 예비 창농인들에게 조언한다. 산나래 농장

특히 산나래 농장의 작두콩 차는 무쇠 가마솥에서 김 대표만의 방법으로 생산해 다른 제품에 비해 맛과 풍미에서 확연한 차이를 내며 온라인 장터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보리차나 옥수수차 대용으로 연중 찾는 소비자도 늘어나는 데다 원물의 위생상태와 로스팅 상태를 개봉하지 않아도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한 용기를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다. 이러한 이유로 명절선물세트나 답례품 등의 주문도 늘어나는 추세다.

사실 산나래 농장의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데는 김태현 대표의 경험도 한몫한다. 김 대표 역시 비염을 앓고 있었던 한 사람으로 결혼 후 아내의 권유로 작두콩 차를 마시고 효능을 본 것이 창농의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러면서 첫 아이가 태어나고 아빠의 마음으로 아이에게 좋은 먹거리만 주고 싶다는 생각에 부산에 살면서 1년여간 시골여행을 다니다가 아무 연고도 없는 지금의 청도에 자리를 잡게 됐다.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고즈넉하고 깨끗한 공기가 함께하는 풍경에서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귀농의 보람을 느끼는 김 대표는 작두콩 차를 비롯해 무농약 우엉차, 무농약 여주차, 보리차, 옥수수차, 노루궁둥이버섯과 상황버섯, 아로니아를 가공한 차 등 20여 가지의 상품을 생산해 직접 판매하고 있다.

김태현 대표는 “귀농은 정부지원이나 농촌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올 곳은 아니다”며 “성공한 사례 이면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정책사업이나 보조사업 없이 스스로 자립할 계획도 세워야 한다”고 예비 창농인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 역시도 귀농 4년 차에 접어들지만 계획은 9년 전부터 해왔다”며 “철저한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침에 계란 손다원 (33)대표. 아침에 계란

△ 국내 1% 미만 자연 방사 사육방식의 ‘아침에 계란’.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계란은 95% 이상이 케이지(새장) 사육 방식으로 나머지 4~5%는 평사 사육, 1% 미만이 자연 방사 사육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경북 영덕에서 올해로 13년째 양계장을 운영하는 손다원(33) 대표는 준비된 농업인이다.

고교 시절 진로에 대한 고민이 한창일 때 우연히 접한 한국 케이지 양계의 심각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자연 농법의 양계방식을 아버지에게 권유받아 관심을 가진 것이 현재 우리나라 1% 미만이 생산하는 자연 방사 방식의 양계장인 ‘아침에 계란’을 설립한 계기가 됐다.
 

아침에 계란 자체 브랜드인 ‘청춘이란(卵)’. 아침에 계란

대학 진학도 포기한 채 연고도 없는 영덕에 자리를 잡고 자연방사 방식의 양계장 운영을 시작한 손 대표는 자신의 청춘이 담긴 달걀 한알 한알마다 소중한 마음을 담아 ‘청춘이란(卵)’ 상표로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하루에 30~40판의 계란이 생산되지만 전국 택배 직거래 배송과 포항 정기배송,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우체국 쇼핑몰, 사이소, 로컬마켓 등 100%가 온라인으로 직거래 되고 있으며 한정된 생산량 때문에 많게는 한 달여를 기다려야 받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침에 계란의 브랜드인 ‘청춘이란(卵)’은 100%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한 달여를 기다려야 맛 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침에 계란

특히 네이버 스토어팜의 경우 평점 5점 만점에 4.9점을 받으며 온라인 소비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2000마리의 닭을 요일별로 돌아가며 방사해 생산하고 있는 아침에 계란은 2007년 설립해 다양한 방법의 사육을 고민한 결과 지금은 발효 곡물인 현미와 씨라기, 고추씨 등 5~7가지의 재료를 배합한 친환경 유산균, 고초균, 효모균을 발효해 닭에게 급여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시중에 판매되는 계란의 오메가 3와 오메가 6의 비율이 1:20~1:60까지 천차만별인 반면 아침에 계란에서 생산되는 유정란은 1:2.5의 비율로 품질의 우수성을 자랑한다.
 

창업 초기에는 부모님의 지원이 이어졌지만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남편 김동빈(35) 씨의 도움도 컸다. 19살 소녀가 시작한 농장이라고 소개하며 귀농 이야기를 스토리로 만들고 방목장과 광고물 등 다른 양계농가와의 차별화를 주장하며 많은 부분을 업그레이드시킨 장본인이어서다. 아침에 계란

창업 초기에는 부모님의 지원이 이어졌지만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남편 김동빈(35) 씨의 도움도 컸다. 19살 소녀가 시작한 농장이라고 소개하며 귀농 이야기를 스토리로 만들고 방목장과 광고물 등 다른 양계농가와의 차별화를 주장하며 많은 부분을 업그레이드시킨 장본인이어서다.

특히 두 부부가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전에는 50~60대 주부의 주문이 대다수였다면 손다원, 김동빈 부부가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2017년부터는 30대 주부까지 연령층을 늘렸고 특히 1년 전부터는 식이요법을 하는 암 환자들도 건강식으로 주문하는 양이 늘어났다고 한다.

손 대표와 함께 농장을 운영하는 김 씨는 “새롭게 구축하고 있는 시설에서 최고의 품질을 내기 위해 생산량이나 규모는 현재의 수준으로 고정하고 젊은 귀농인들이 양계농을 배울 수 있는 시설도 마련할 계획”이라며 “귀농 창업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손 대표가 겪었던 어려웠던 점을 극복할 수 있는 교육장을 운영해 젊은 사람들이 농업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알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톡톡 튀는 디자인과 제품 포장, 유튜브 채널 운영까지 멀티가 되면 농업도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스마트 팜을 조성해 고품질의 제품과 함께 여성 청년 농업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귀농 성공 정착 모델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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