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가면
누구나 소년이 된다
아득함에,
끝없는 수평선에
환갑이 지나서도
소년이다
아득한 선사시대
그때도 소년이
바닷가에 왔을 것이다
칠포리 암각화의 주인공
수렵과 채취를 하던
그 시대 사람도
이곳
동해 바닷가 모래밭에
발자국을 남겼으리라
모래에 맨발로
발자국을 남기며
바다를 거닐었다
소년의 꿈은
수평선을 향해
달려나갔다
마침내 그 꿈은
수평선 저 너머
어디엔가 다다랐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를
밀려오는 파도와 해조음
점점 파도와
하나의 호흡이 된다
지나온 세월이
무색해진다
오직
찰나만이 진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