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이 터지듯
햇살이
물밀듯 몰려온다
비 갠 여름 아침
비좁은 산길로
게릴라처럼 다가온다
밤새
어둠 속
인내의 포위망을 뚫고
기습이다
단숨에
세상을 가지려는 태세다
좁은 산길을 지나
맥문동의 반가운
인사를 만난다
마침내
들판을 지나
푸른 망망대해와
마주한다
숨이 막힌다
끝없는 수평선
아득한 바다
절망의 바다
그리움의 바다
치유의 바다
그 망망대해
한없이 작아진다
목놓아 울고 싶다
지나온 쉼 없는 세월
바다에 무너진다
햇살과 바다
하나가 됐다
그 하나를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