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가에 어린 빗방울 사이로 영일만 바다가 보인다. 곽성일 기자

차창 가에 어린
빗방울 사이로

어렴풋이
영일만 바다가 보인다

마치
안개에 싸인 것처럼

푸른 바다가
회색빛 비안개에
갇혔다

영일만에는
육사가 목놓아 부른
광야의 초인도

돛단배를 탄 청포도
손님도 보이지 않는다

자전거 두 바퀴에
부딪혀 부챗살처럼 흩어지던
햇살도

영알만을 바라보며
단독자가 됐다던

소설가 김훈의 바다도
보이지 않는다

물안개뿐이다
불투명 유리처럼

비 내린 차창 가 너머
바다는 물안개에 휩싸이고

나는 그저 바라만 볼 뿐

흘러간 기억을 초대한다
영일만 바다는 푸르고 고요했다고

물안개 핀 바다는
푸르렀던 기억을 거부한다

세상이 안개처럼 덮이고
번뇌도 감동이 됐다

그 바다
회색빛 안개
세상은 모두 회색 정적애 묻혔다

 

푸른 바다가 회색빛 비 안개에 갇혔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