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가 사랑을 잃었거든 이곳으로 오라
사랑으로 걷던 길이 문득 사랑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세상이 시시하고 짜증이 늘어날 때도
따뜻하게 잡았던 손이 차가워진 것 같을 때
길가 들꽃들의 인사가 반갑지 않을 때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이 보기 싫어질 때
따뜻함이 그리워질 때
잃어버린 낭만을 찾고 싶어질 때
젊은 날이 아득하게 느껴지거든 이곳으로 오라
이곳으로 오라
폭력과 갈등으로 얼룩진 세상
한편의 그림동화가 눈 앞에 펼쳐지는 곳으로
사랑을 잃었거나, 시작했거나
모두 이곳으로 찾아온다
추석 연휴, 꼭 가보아야겠다는 발길들이
이곳에서 사랑을 찾거나 키운다
텅 빈 시장 공터, 세월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 곳
그곳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찾는다
소중했던 그 무엇들이 사라진 가슴에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온다
사랑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마음속에서
여전히 해맑은 웃음 띤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음을 알아채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폭력과 갈등이 대세인 드라마 홍수 속에서
사랑과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그 드라마를 촬영한 포항시 청하장터와 청진리 바닷가에는
청춘 남녀와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 나선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피어나는 웃음, 떠오르는 청춘의 순간들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
청하장터의 한낮 가을 햇살은 눈 부시다
장터에 햇살은 눈부시게 쏟아지고
젊음은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따뜻하게 마주 잡은 손
사랑이 머문다

